한상률 국세청장이 인사문제에 대해 오랜만에 많은 말을 했다. 세무서장이라도 업무능력이 탁월하면 곧바로 고위공무원으로 승진시킬 것이며, 조사국 직원들도 뛰어난 관리자가 되기 위해서는 일선세무서 경험을 널리 가져야 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한상률 국세청장은 지난 7일 간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지금까지 일선 기관장들은 승진 기회가 그리 많지 않았다"며 "업무능력이 탁월한 기관장들에 대해선 승진기회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청장은 특히 이날 "이제 국세청은 납세자 중심에서 모든 행정을 펼쳐나가야 한다"며 일선서 납세자보호담당관에 대한 중요성을 재차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한 청장은 "조사국 직원들은 나름대로 우수한 인력이지만 한 곳에 너무 오래 있다보면 일선서 업무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는 경향이 있다"며 "뛰어난 관리자가 되기 위해서는 일선세무서 기관장도 두루 경험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해 앞으로 인사에서 조사국 출신들을 일선으로 많이 내 보낼 것임을 시사했다.
"기관장으로 있으면 (유관기관의)기관장회의에도 참석할 수 있고 외부강의에도 참석하는 등 다양한 경험을 습득할 수 있으며, 이런 경험이 바탕이 된 기관장이야말로 뛰어난 야전사령관이 될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여진 것으로 전해졌다.
한 청장의 이날 이같은 발언이 조사국은 물론 국세청 직원들 사이에 순식간에 퍼져 분분한 해석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적잖은 직원들은 "이명박 정부의 모토가 '비즈니스 프랜들리'인 만큼, 이 정부 5년 동안 조사국 직원들은 이제 '찬 밥'이 될 것"이라며 "청장의 말에 비춰 지금까지 국세청 승진인사에서 절반 넘게 차지해온 조사국 지분은 상당폭 감소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또 조사국 직원에 대한 일선서 배치 가능성이 강조된 만큼, 조만간 조사국 직원들이 상당폭 교체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