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들어 규제개혁이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의 규제는 그 자체가 일종의 세금과 같은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역으로 "세금은 규제"라는 설명이다.
김종석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은 11일 오전 정부 중앙청사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법제처 초청강연에서 "정부의 규제는 일종의 감추어진 세금과 같은 성격을 가지기 때문에 규제개혁은 국민과 기업의 조세부담 완화와 같은 효과를 낸다"고 주장했다.
김종석 원장은 "어떤 규제든지 국민경제비용이 유발된다"며 "경제적 비용개념에는 규제집행비용뿐만 아니라 피규제자의 준수비용, 우회비용, 왜곡비용(부작용) 등이 포함돼야 하는데 이러한 비용을 모두 합하면 기대되는 이득에 비해 반드시 총비용이 정당화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안 지켜지는 규제, 제대로 집행하지 않는 규제는 없는 것 보다 더 나쁘다"며 "규제를 도입할 때 비용을 제대로 계산하지 않는 것이 문제"라고도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규제개혁은 규제를 폐지하거나 완화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며 "완화와 폐지를 포함해 정책목표를 달성하는 규제수단의 합리적인 개선과 대안을 모색하고, 시장기능의 도입을 포함한 포괄적 개념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동안 혁파, 철폐만 강조돼 그 진위가 오히려 왜곡되고, 개혁의 실효성을 상실한 측면도 있다"며 "규제품질을 관리하는 정부내의 횡적 통제기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