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친박 총선 직후부터 대결 조짐
여권 일각에서 한나라당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 집단지도체제로의 지도체제 개편방안이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이는 친이(친 이명박)-친박(친 박근혜)측으로 양분된 당 상황을 안정시키는 동시에 친이측의 유력한 당권 주자였던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낙선으로 인한 리더십 공백을 메우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친이측 핵심 의원은 1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강재섭 대표 체제 이후 집단지도체제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면서 "지금 리더십이 없는 상황에서 당헌을 개정해서 집단지도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도 일종의 절충형 집단지도체제이지만, 이제 완전한 합의제로 가자는 것"이라면서 "앞으로 한나라당 내에서 이 같은 목소리가 삼삼오오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당내에서는 친이측을 중심으로 18대 국회 개원 전 조기전당대회 개최 문제도 검토됐으나 이명박 대통령이 조기전대에 반대의 뜻을 분명히 함에 따라 이 문제는 정리가 되는 양상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강재섭 대표와 조찬회동을 한 자리에서 "강 대표의 당 대표직 임기가 오는 7월까지로 돼 있는 만큼 이를 채우는 게 좋겠고, 정치적 일정은 예측 가능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조윤선 한나라당 대변인이 전했다.
앞서 강재섭 대표는 "원래 7월10일까지가 대표 임기지만 6월에 새 국회를 열어놓고 전당대회를 하는 것은 이상하다"면서 조기 전대 개최를 시사한 바 있고, 친이측 내부에서도 이 같은 목소리가 나왔다.
이런 가운데 탈당 친박 인사의 복당 허용 문제를 놓고 한나라당 내부의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친이 진영은 안정적 과반의석 확보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친박 탈당 당선자들에 대한 무조건 복당 허용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확인했고, 친박측은 무조건 복당 허용을 강하게 주장하며 맞섰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무소속 당선자들은 받을 수 있지만 친박연대는 받기가 쉽지 않다"면서 "그쪽에서 (친이 진영을 보고) 간신배 등의 표현까지 썼지 않느냐"고 친박 인사들의 선별 복당 허용 방침을 거듭 시사했다.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도 "복당 문제는 지금 논의할 시기가 아니다"면서 "나중에 시간이 흐른 뒤에 선별적으로 영입을 한다든지는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친박측의 무조건 복당 허용 주장에 대해 "공천에서 탈락해 무소속으로 나온 것은 당헌으로 본다면 해당 행위"라면서 "해당 행위자에 대해 복당을 허용해 주면 앞으로 공천에 탈락하면 전부 출마하고 복당하는 것이 반복될텐데 당헌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반면 박 전 대표의 핵심 측근인 유승민 의원은 11일 KBS라디오에 출연, "복당을 원하는 분들에 대해 조건을 달아서는 안된다"고 친박 탈당 인사들의 조건없는 조기 복당을 주장했다.
그는 "영남에서 공천이 얼마나 잘못됐는지 심판했기 때문에 민심을 받아들여야 한다. (친박 당선자들이) 복당하면 박근혜 세력이 커져서 어떻게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 것은 소아적인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가 성공하려면 경선에 졌던 친박 세력을 화끈하게 끌어 안아야한다"고 밝혔다.
친박측 좌장격인 무소속 김무성 의원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공천이 잘못된 것은 국민이 심판했다. 우리가 이명박 대통령을 돕겠다는 것인데 안 받아주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