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서비스산업의 생산성이 낮은 이유는 경쟁이 억제돼 혁신이 부진하고, 이권추구적 행태가 지배적인 구조로 고착돼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4일 `서비스산업의 선진화를 위한 정책과제'라는 보고서에서 생계형 서비스 산업의 비중이 낮아지고 있는데도 우리나라 서비스 산업의 생산성이 여전히 낮은 이유는 이를 대체할 사업.보건복지.교육.금융 서비스 등 지식기반형 서비스 산업의 생산성 낮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연구원은 우리나라에서 지식기반형 서비스산업의 생산성이 낮은 것은 변호사나 회계사, 의사, 기술자 등 지식기반형 업종에 인위적인 인력공급 부족상태가 조성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각 이익집단은 이른바 `인력의 질 저하'를 명분으로 인력공급을 조절함으로써 이권추구적 행태가 작동될 수 있는 기반을 조성, 소비자들에 의한 선택권을 배제하고 있어 혁신을 위한 노력이 불필요하도록 만들고 있다고 연구원은 말했다.
김주훈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변호사, 회계사, 의사 숫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 수준"이라며 "인력공급을 개방하면 단기적으로는 생산성이 더 낮아질 수 있겠지만, 지식기반형 서비스산업을 중장기적인 성장동력으로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경쟁을 통한 혁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아울러 교육기관 내에 경쟁이 결여돼 산업현장에서 필요한 교육내용이 전수되지 못하고, 공급자인 교수에게 편리한 이론중심 교육이 이뤄지고 있는 점도 지식기반형 서비스산업의 생산성을 낮추는 요소라고 말했다.
이같이 공급자 위주의 학교교육이 존속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인위적 제한을 두고 있는 각종 자격시험에 교수진이 출제위원 등으로 참여해 암묵적으로 동업자 집단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연구원은 지적했다.
또 외국어 구사능력이 낮고 현시시장 분석도 부실해 협소한 국내시장에 안주하면서 해외진출에 소극적인 점, 개별 전문인력을 중심으로 한 개인사업체 형태의 운영으로 서비스업체의 대형화와 전문화가 추진되지 못하고 있는 점 등도 지식기반형 서비스업의 생산성을 저하시키는 요소로 꼽혔다.
연구원은 서비스산업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는 공급제한적 자격시험을 개선하고, 영리법인에 의한 의료기관 설립 허용, 단일수가체계 폐지 등을 추진하는 한편, 서비스산업에 대한 규제의 상충문제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