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인사에서 여러 가지 두드러진 점이 많지만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아마도 1950년생들이 국세청 요직을 꿰찬 것이 아닐까 합니다.
□ 1950년 '호랑이띠'는 누구?= 많은 1950년생들이 있지만 국세청 운영지원과장인 김용재 과장이 먼저 꼽힙니다. 또한 조사기획과장으로서 조사국장 직무대리 자리에 오른 서현수 과장과 심사1·2과장으로 각각 자리를 옮긴 강정무, 신동복 과장도 같은 해에 태어난 호랑이띠입니다.
이와 함께 국세청 조사국에서 고생하다 중부청 납세자보호담당관으로 자리를 옮긴 김명섭 과장(부이사관)도 동갑내기입니다.
□ 1950년생들의 '개화(開花)' 의미는?= 이들이 요직에 진출한 것은 오랜 세무행정 경험을 갖춘 '베테랑 관리자'이기 때문이라는 측면도 있지만 국세청의 고유한 인사문화였던 2년 조기 명예퇴직제도의 '용도폐기'를 뜻합니다. 사실 그 동안 국세청 내부에서는 강퇴제나 다름없는 명퇴제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한상률 국세청장이 취임하면서 이 제도는 사실상 기능을 상실한 모습입니다. 제도 자체가 특정한 법규정 등에 의거해 운용된 것이 아닌 '암묵적 조직문화'였기 때문에 규정을 손질한다거나 하는 과정은 없었습니다.
예년 같으면 이들 50년도생들이 올해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뉘어 각각 명예퇴직을 해야합니다. 한 청장은 이들을 각각 핵심요직에 배치하면서 국세청 명예퇴직제의 사실상 용도폐기를 선언했습니다.
한 국세청장은 실제로 최근 간부회의를 빌어 "조기 명퇴제를 없애고 능력 있는 이들은 앞으로도 계속 근무할 수 있도록 하고 승진의 기회도 줄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1950년생, 그들의 운명은?= 김용재, 서현수, 강정무 과장 등의 본청 요직 배치는 경륜과 능력을 갖춘 이들이 명퇴의 그늘에 구애 받지 않고 좀 더 오랜 기간 동안 일할 수 있는 터전이 마련된 것으로 풀이됩니다.
또한 많은 고참급 중간 간부(서기관급)들에게도 '열심히 일한 댓가'가 반드시 따른다는 것을 보여준 케이스로 유사한 고참급 중간 간부들에게 하나의 좌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이들 외에도 1950년생 고참급 중간 간부들은 서울청에만 김영환 역삼서장, 조춘연 강서서장, 감상월 중부서장, 문명두 동대문서장, 정준영 금천서장, 한명로 남대문서장, 김종숙 용산서장 등이 있습니다.
현재 국세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인사패턴을 보면 이들을 포함한 1950년생 누구라도 서기관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부이사관에 오르는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철저한 '성과주의'를 표방한 한 국세청장의 인사원칙을 감안할 때 그 기회를 잡기란 쉽지 않아 보이기도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