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장 법인들 못지 않게 코스닥 법인들도 국세청 출신 사외이사를 대거 영입, 경영활동에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계 전반에 걸쳐 국세청 출신들이 여전히 경쟁력 있는 '영입대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
17일 조세일보(www.joseilbo.com)가 2008년 4월 현재 주요 코스닥 상장기업 사외이사 선임 현황을 분석한 결과 코스닥에 상장된 개별 기업체 사외이사 명함을 들고 다니는 전직 국세공무원들이 30명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가운데 일부는 코스피 상장법인과 코스닥 상장법인 사외이사를 넘나드는 이들도 있었으며 복수 기업체의 사외이사 명함을 보유하고 있는 이들도 있었다.
자금력이 풍부한 코스피 상장기업들의 경우 지방청장 또는 국세청 국장 이상 고위직 출신을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면 코스닥 상장기업들이 영입한 국세청 출신 사외이사들은 상대적으로 하위직 출신들이 대부분이었다.
□ 국세청 OB들이 '인기'가 좋은 이유
타부처 출신 공직자들의 경우 뚜렷한 '주특기'가 없기 때문에 고위직이 아닐 경우 퇴임 후 일반 기업체 등에 영입, 경제활동을 이어 나갈 여지가 적은 것이 사실.
그러나 경제부처, 특히 국세공무원의 경우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일단 '조세업무'라는 주특기를 보유할 수가 있다. 여기에 더해 '세무사 자격'까지 덤으로 얹어 나오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국세공무원들은 퇴직 후 마음만 먹으면 세무사 사무소를 개업할 수 있다. 또한 로펌이나 회계법인, 세무법인 등에 영입되어 현직에 있을 때보다 더 많은 연봉을 받기도 한다.
게다가 기업과 밀접하게 연관된 업무 특성상 기업생리에 대한 지식을 쌓을 수 있고 또 기업을 포함해 전·현직이 연계된 광범위한 '인맥(人脈)'을 동원한 업무활동에도 활용폭이 크다는 인식이 퍼져 있기 때문에 기업 등의 영입대상으로 안성맞춤일 수밖에 없다.
퇴직 국세공무원들의 입장에서도 사외이사는 퇴직 후 품위유지와 적지 않은 수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가져다 줄 수 있는 '황금알'이나 다름없다.
□ 코스피 상장기업은 '고위직 출신' 선호
자금력이 풍부한 기업들이 많은 코스피 상장기업들의 경우 국세청 고위직 출신 사외이사를 대거 보유하고 있다.
지방청장 혹은 국세청장, 국세청 주요 국장급 보직을 거친 이들을 사외이사로 영입, 활용하고 있다. 그 숫자도 수 십명에 달한다.
주요 사외이사로는 황재성 前서울국세청장이 삼성전자 사외이사로 오랫동안 활동해 오고 있으며 강일형 前 대전국세청장도 지난해 임기 2년인 현대자동차 사외이사로 선임돼 활동하고 있다. 삼성물산도 서상주 前대구국세청장을 사외이사로 모시고 있다.
삼성중공업과 두산중공업은 각각 박석환 前중부국세청장, 김종상 前부산국세청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해 놓은 상태. 박 前중부국세청장은 삼성중공업 외에도 두산건설 사외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이주석 前서울국세청장과 김호기 前대구국세청장도 각각 신세계와 현대하이스코라는 대기업 사외이사 직함을 가지고 있다.
□ 코스닥 상장기업 사외이사 중 국세청 OB는?
코스닥 상장기업들이 사외이사로 영입하고 있는 전직 국세공무원들은 31명 가량. 다만 고위직보다는 세무서장 출신 등 상대적으로 직급이 낮은 전직 국세공무원들이 사외이사로 영입되어 있는 모습이다.
한강락 前서대구서장은 신라섬유 사외이사로 활동 중이다. 을지로서장을 지낸 바 있던 한 대규씨는 코스닥 상장기업인 씨제이 인터넷 사외이사와 함께 코스피 상장기업인 동양메이저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제연희 前구미서장은 퇴임 직후인 지난 2006년부터 방송장비 제작업체인 피앤텔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재우 前서대문서장과 이재욱 前중부산서장은 각각 매일유업과 동일철강 사외이사 명함을 가지고 있다.
이학수 前부천서장은 에스에이엠티, 신춘식 前강남서장은 동양G&L 사외이사다. 지난해 말 광주국세청 조사1국장을 끝으로 공직을 떠났던 박요주씨는 광주지역 법인인 해원에스티 사외이사로 최근 영입됐다.
국세청 소득세과장을 지낸 박호순씨는 인터엠과 신세계푸드시스템 등 2개 기업체 사외이사 명함을 가지고 있다. 행시28회로 국세청에 근무하다 변호사로 변신, 법무법인 소망에 근무 중인 김영생 변호사도 코스피 상장기업인 써니전자와 코스닥 상장기업 푸른기술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 밖에도 한인수(前반포서-신화인터텍), 최영수(前남대문서-예당), 임승환(前국세청 국제조사과-엠피오), 송영택(前안산서-에쎈테크)씨 등도 기업체 사외이사 명함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코스닥 상장기업 사외이사 중 국세청 고위직 출신 인사들도 없지 않다. 홍철근 前국세청 국제조세관리관은 씨제이홈쇼핑, 조 원 前중부국세청장은 한국신용평가정보, 이진학 前국세청 기획관리관은 엠넷미디어 사외이사로 활동 중이다.
대전국세청장을 지낸 조용근 한국세무사회장은 이테크건설과 선우중공업 사외이사 명함을 가지고 있다.
[코스닥 상장기업 국세청 출신 사외이사 현황]
◎한강락(서대구세무서장)-신라섬유
◎한대규(을지로세무서장)-동양메이저, 씨제이인터넷
◎한인수(반포세무서 재산세과장)-신화인터텍
◎홍철근(국세청 국제조세관리관)-씨제이홈쇼핑
◎최영수(국세청 근무)-예당
◎최해돈(북대구세무서)-흥구석유
◎정순근(부산지방국세청)-태웅
◎제연희(구미세무서장)-피앤텔
◎조용근(대전지방국세청장)-이테크건설, 선우중공업
◎조원(중부지방국세청장)-한국신용평가정보
◎이재우(서대문세무서장)-매일유업
◎이재욱(중부산세무서장)-동일철강
◎이점상(국세청 근무)-디에스피이엔티
◎이진학(국세청 기획관리관)-엠넷미디어
◎이창규(국세청 근무)-소예, 미주제강
◎이학수(부천세무서장)-에스에이엠티
◎임승환(국세청 국제조사과)-엠피오
◎서부교(부산지방국세청)-광진윈텍
◎송영택(안산세무서)-에쎈테크
◎신춘식(강남세무서장)-동아G&L
◎박병순(대구지방국세청)-삼일
◎박요주(광주청 조사1국장)-해원에스티
◎박호순(국세청 소득세과장)-인터엠, 신세계푸드시스템
◎문경근(국세청 근무)-디지털텍
◎남상욱(국세청 근무)-트라이콤
◎남상현(중부지방국세청소)-황금에스티, 파세코
◎강병직(국세청 근무)-휴먼텍코리아
◎김시인(성남세무서)-탑엔지니어링
◎김영생(국세청 근무)-써니전자(주), 푸른기술
◎김창현(중부지방국세청)-대양제지
◎김태경(국세청 근무)-제이엠아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