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세예고통지는 세무조사를 받은 납세자들에게 세금고지에 앞서 과세전적부심사 청구를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지만, 과세예고통지를 생략하더라도 부당한 과세처분은 아니라는 조세심판원의 결정이 내려졌다.
조세심판원은 또 장부가 없는 사업자가 종합소득세를 단순경비율에 따라 추계로 신고하더라도 국세청이 다른 증빙으로 과세표준을 계산할 수 있는 경우, 납세자가 추계조사를 원한다고 해서 꼭 추계조사를 할 필요는 없는 것임도 분명히 했다.
조세심판원은 21일 "도서 소매업을 하는 A씨가 최근 '국세청이 과세예고통지도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추계로 신고한 내용에 대해 추계로 소득금액 결정을 하지 않은 것은 부당하다'며 심판청구를 제기했지만, 심리결과 이를 기각했다"고 밝혔다.
심판원에 따르면 서점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 2005년 213만5000매가 넘는 상품권을 사서 판매했지만 이듬해 5월 소득세 신고 때는 이 부분을 빠뜨렸다. 국세청은 A씨에 대한 세무조사를 벌여 지난해 6월 종합소득세 800여만원을 부과했다.
이에 대해 A씨는 "국세청이 과세예고통지를 않아 과세전적부심사를 청구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은 납세자 권리구제를 위반한 것이고, 비치·기장한 장부가 없어 추계신고를 했는데도 추계방법으로 조사를 하지 않은 것도 부당하다"며 조세심판청구를 냈다.
심판원은 결정문((2007중3712. 2008. 03. 21)에서 "A씨 서점은 과세처분이 내려진 당시 이미 폐업처리 돼있어 세무조사 결과통지 대상이 아니다"며 "설사 세무조사에 대한 결과통지나 과세전적부심사 없이 납세고지를 했어도 과세처분이 무효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심판원은 또 "종소세 과표와 세액은 실지조사로 결정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추계조사 방법은 납세자의 장부나 증빙서류 등이 없거나 그 중요부분이 미비 또는 허위로 기재돼 신뢰성이 없어, 실제금액을 밝힐 방법이 없는 때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납세자가 비치·기장한 장부가 없더라도 다른 증빙서류를 근거로 과표를 계산할 수 있다면 실지조사방법에 의해 결정해야 하는 것이지, 납세자 스스로 추계방법으로 조사를 원한다는 사유만으로 추계조사요건을 갖췄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 심판원의 입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