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지분율이 높은 회사일수록 조세회피성향이 낮을 뿐만 아니라 순수 국내회사들의 조세회피측정치가 되레 30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번 연구결과는 특히 론스타 펀드를 비롯해 국내에서 왕성한 투자활동을 벌이는 외국펀드들이 최근 '먹튀 논란'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 7년간 외국인이 투자했던 상장제조기업 전체(700여개 대상)를 대상으로 분석한 연구결과여서 주목된다.
영남대 박종국 교수와 홍영은씨(영남대 박사과정)는 25일 한국세무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외국인지분율이 기업의 조세전략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외국인지분율과 조세회피측정치간에는 음(-)의 상관관계가 나타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교수는 "기업 조세정책에서 외국인들은 적극적인 조세회피전략을 통한 조세부담최소화 전략보다 회계이익에 더 관심을 갖고, 보고이익의 극대화를 통한 고배당 목적 등 이익극대화를 위한 방향으로 경영자들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12월 결산 제조기업 중 상장된 1396개에서 ▲세무상 결손법인과 ▲재무자료 이용이 불가능한 기업 ▲극단적인 양태를 보인 기업 등을 빼고 700여개 기업에 대해, 2001년부터 2007년까지 7년치의 조세회피행위를 분석했다.
박 교수는 특히 "연구결과 외국인들이 투자하지 않은 회사들의 조세회피측정치는 평균 0.0332로 외국인지분보유기업의 평균 0.0091보다 무려 30배 높게 나타났다"며 "상대적으로 외국인투자자가 조세회피행위에 소극적인 결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조세회피측정치를 재무보고이익과 세무보고이익의 차이를 쓴 선행연구와는 달리 그 차이가 조세회피행위 뿐만이 아닌 재무회계와 세무회계상의 차이에서도 발생하기 때문에, 차이 중에 설명할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만 조세회피측정치로 썼다.
그는 또 "영업현금흐름에서 유동성이 부족한 기업일수록 조세회피에 적극적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연구결과는 달랐다"며 "부채가 많은 회사도 이자비용을 통한 감세효과 때문에 조세회피에 소극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투자가 많았던 회사들은 투자에 대한 각종 세제혜택으로 조세회피에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기업규모가 큰 회사는 우월한 조세전략을 세울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조세회피에 소극적인 것으로 연구됐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의 의미와 관련 박 교수는 "외국인지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우리나라 기업들의 지배구조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현실"이라며 "이같은 상황에서 외국인투자자의 성향을 판단하는데 하나의 자료가 될 것이라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박 교수에 따르면 과거 7년 동안 12월말 결산 상장제조기업의 평균 조세부담률(미지급법인세/세전이익)은 11.23%에 불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벌어지는 법인세 인하논쟁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주는 대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