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이주 1세대1주택 양도세 비과세 적용 결정
조세심판원(원장 허종구)이 과세관청인 국세청이 수 년 동안 지켜온 '고집'을 꺾었다.
해외로 이주한 1세대1주택자가 해외거주 상태에서 국내의 또 다른 주택을 취득했다가 양도한 사실이 있다고 해도 해외이주 당시 및 양도일 현재 1주택자라면 1주택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다는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해외 이주 후 다른 주택을 취득하거나 양도한 사실이 없는 1주택 보유자에 대해서만 양도세 비과세를 적용하는 등 엄격하게 행정이 이뤄졌다. 조세심판원도 유사한 사건에 대해 그 동안 과세관청인 국세청의 손을 들어줬었다.
조세심판원은 1일 "조세심판관합동회의를 통해 국내에 살다 해외로 이주한 납세자가 해외이주 당시 보유하고 있던 서울시 소재 1주택(비과세 요건 미충족)을 양도한 경우 해외거주 동안 국내의 다른 주택을 취득·양도했다해도 해외이주에 따른 1세대1주택 양도세 비과세 규정을 적용 받을 수 있도록 결정했다"고 밝혔다.
심판원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988년 서울 강남의 한 주택을 취득한 후 13개월만에 세대원 전원이 과테말라로 이주했으며, 지난 1997년 과테말라 이주상태에서 국내에 또 다른 주택 1채를 추가로 구입한 후 이 주택을 2003년 양도하면서 이에 따른 양도세를 납부했다.
A씨는 2005년 1988년 매입한 이후 과테말라 이주로 '빈집'으로 남아 있던 강남의 주택을 팔면서 양도세를 냈다가, 해외이주에 따른 1세대1주택 비과세 대상에 해당된다며 국세청에 양도세를 환급해 달라는 내용의 경정청구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국세청은 "해외이주 후 다시 국내에 또 다른 주택을 취득해 장기간 보유하다가 양도한 사실이 있으므로 출국 전에 보유하고 있던 1주택 양도에 따른 양도세 비과세를 적용받을 수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내세워 경정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A씨는 조세심판원에 불복을 제기했고, 조세심판원은 그 동안의 입장을 번복하여 인용결정을 내렸다.
심판원은 이와 관련해 "이전 국세심판원 시절, 해외이주 1주택자가 국내에 또 다른 주택을 취득한 사실이 없는 경우에 한해서만 당초 국내 거주시 취득한 1주택의 양도에 대해 양도세 비과세를 인정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심판원은 "해외 이주한 상태에서 국내에 또 다른 주택을 추가로 취득했다가 양도했더라도 당초 보유하고 있던 1주택에 대해서는 양도세 비과세 규정을 적용한다"며 기존의 입장에서 완전히 벗어난 심판결정을 내렸다.
심판원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국내에서 거주하다 해외로 이주한 국민이라도 양도세 비과세를 폭넓게 적용 받을 수 있도록 전향적으로 심판결정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지난 2006년 소득세법 시행령 개정으로 인해 출국일 현재 1주택 보유자가 해외거주하면서 1주택을 양도한 경우 비과세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출국일로부터 2년 이내에 양도해야 한다"며 납세자의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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