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성능확인 안된 시제품 사들여 일기관측이 원인"
기상청이 최근 틀린 일기예보가 잦았던 것은 11억4000여 만원이나 들여 구매절차까지 어겨가며 사들인 기상관측장비가 성능 확인도 되지 않은 시제품이었기 때문인 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밝혀졌다.
기상청은 이 장비를 사들인 이후 불과 9개월 동안 습도 등 자료이상은 3회에서 49회로 16.3배 늘어났으며, 수신불량은 23회에서 87회로 늘어나는 등 부실관측현상이 147회에서 352회로 급증했다.
감사원은 1일 "최근 기상청의 일기예보가 틀린 경우가 많아 지난해 12월부터 기상청을 대상으로 감사를 벌여왔다"며 "감사결과 성능미달 기상관측 장비 구매로 기상오보율 증가를 초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기상청은 지난 2006년 고층의 일기상황을 관측하는 장비인 'GPS Radiosonde(라디오존데)'를 사들일 땐 WMO(세계기상기구) 실험결과에서 적합한 것으로 인정받거나, WMO기준인 40∼60회의 관측실험을 해야한다.
기상청은 그러나 국내업체에 입찰참가 기회를 준다는 명목으로 관측실험을 13회만 실시했을 뿐만 아니라 비오는 날 실험은 하지도 않은 채 기계를 사들였다.
감사원에 따르면 이 기계는 2005년 WMO 실험결과 습도오차가 기준측기와 30% 이상 발생하는 등 기상청 입찰규격에 미달하는 모델이었지만, 기상청은 이를 적합한 것으로 인정해 모델 공급업체에게 입찰참가 자격을 줬다는 것.
감사원은 "기상청은 비교관측실험 모델도 아니고, WMO 성능 인증을 받지 아니한 제품을 비교관측실험에 참가했던 모델인 것처럼 속여 입찰제안서를 제출한 것을 적합 판정했다"며 "이를 통해 28만5000원짜리 기계 4000대를 구매했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이에 따라 "기상청장에게 GPS 라디오존데 구매 관련자 3명에 대해 징계를 요구하고, WMO 기준에 적합한 비교관측실험 등으로 성능이 인증된 GPS라디오존데 모델을 구매해 운용하라"고 통보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