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7호선 연장공사와 관련 입찰 담합을 시도했던 대형건설사가 지난해 검찰에 고발당한 데 이어, 대형건설사가 낙찰 받도록 들러리로 참가한 6개 건설사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공정위는 ▲경남기업 13억9700만원 ▲현대산업개발 9억1500만원 ▲코오롱건설 7억8500만원 ▲신성건설 7억3300만원 ▲삼호 7억800만원 ▲삼환기업 5억7000만원 등 6개사에 대해 과징금 51억800만원을 부과했다.
이밖에 대림산업, 현대건설, 대우건설, 삼성물산, GS건설, SK건설 등 소위 빅 6업체는 입찰과정에서 형식적 입찰참가자(소위 '들러리')를 내세우거나 입찰참가자와 입찰가격을 합의하는 행위를 금지 당했다.
6일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 건설사는 지난 2004년와 2005년에 지하철 7호선 연장 6개 공구 공사 입찰에서 빅 6업체가 낙찰 받도록 하기 위해 1~2개 업체가 들러리로 참가해 입찰금액을 사전에 합의하는 방식으로 입찰담합을 했다.
공정위 유희상 카르텔정책국장은 "이 건은 들러리를 서준 업체와 들러리를 세운 업체간의 실질적이고 직접적인 이익관계는 나와있지 않다"면서 "경쟁제한에 대한 제재로서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 국장은 "일부 업체에서는 공사에 15%를 참여한다는 식의 대가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고, 이번 들러리를 서주는 대가로 다른 들러리를 서달라는 식의 약속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삼환기업은 지하철 7호선 연장 701공구 건설공사 입찰에서 대림산업이 낙찰 받도록 하기 위해 원안설계 방식으로 형식적인 입찰에 참가했으며, 코오롱건설과 경남기업도 현대건설이 702공구 건설에서 낙찰 받도록 형식적으로 입찰에 참여했다.
대림산업, 현대건설 등의 낙찰을 받은 대형건설업체는 발주자가 원하는 대안설계로 입찰을 실시했고, 들러리 입찰업체는 원안설계 입찰을 실시해 상대적으로 대형건설업체가 낙찰되기 유리하도록 했다.
신성건설은 703공구에서 대우건설의 낙찰을 돕기 위해 원안설계 방식으로 입찰에 참가했으며, 경남기업과 현대산업개발은 704공구에서 삼성물산 낙찰을, 삼호는 705공구에서 GS건설 낙찰을, 경남기업은 706공구에서 SK건설의 낙찰을 도왔다.
한편 이들 빅6업체는 지난해 7월 공정위로부터 지하철 7호선 연장 6개 공구 공사 입찰에 공구를 분할하는 합의를 했다는 이유로 시정명령 및 과징금 221억1400만원을 부과 받았으며, 검찰에 고발당했다.
이들 업체는 701공구에 대림산업, 702공구에 현대건설, 703공구에 대우건설, 704공구에 삼성물산, 705공구에 GS건설, 706공구에 SK건설 등이 참여하는 '공구분할' 합의를 담합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턴키·대안입찰시장에서 대형건설사들이 원안입찰자들을 들러리로 세우는 관행을 근절하고 원안설계참가자와 가격경쟁을 통해 국가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며 "낙찰가격을 낮출 수 있어 예산절감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