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이나 금융자산과는 달리 골프회원권에 대한 과세자료는 지방자치단체들간 전혀 공유되지 않을뿐더러,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되지 않아 지방세체납자에 대한 자산압류에 구멍이 있었던 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났다.
거액의 지방세를 내지 않고도 버젓이 골프를 즐기는 얌체체납자들이 좀처럼 끊이지 않았던 것이 나름의 이유가 있었던 셈이다.
감사원은 7일 "경기도 평택시에 대한 기관운영감사 과정에서 골프회원권에 대한 체납자산압류에 허점이 드러났다"며 "감사범위를 경기도 전역으로 확대한 결과 16개 시·군의 96명에게서 12억9100만원의 지방세체납액을 걷지 못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회원제골프장의 회원권을 취득하면 지방세법에 따라 주소지가 아닌 골프장 소재 시ㆍ군ㆍ구에 취득세를 신고ㆍ납부하고 있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간 골프회원권 종류, 회원번호 및 회원권 취득자 인적사항 등 골프회원권 관련 과세자료를 공유 또는 활용하는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았고, 이 때문에 체납된 지방세를 관할하는 지자체는 골프회원권 취득사실을 파악할 수 없었다는 것.
또 골프회원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나중에 지방세를 체납한 경우에도 골프회원권 소유 여부를 파악할 수단이 없기 때문에, 세금을 내지 않고도 버젓이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여건이 되었던 것.
감사원이 경기도에 대한 지방세 체납자의 회원제골프장 회원권 소유여부 및 회원권 압류 등 체납처분 활용 여부를 확인한 결과 시흥시의 경우는 골프장회원권을 가진 4명이 7억여원의 지방세를 체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경기도 16개 시ㆍ군에서 골프회원권을 소유한 지방세 체납자는 96명이고, 이들이 체납한 지방세는 12억9115만원이었다"며 "이들이 가진 골프회원권의 국세청 기준시가는 143억2350만원이어서 제대로 압류하면 지방세를 걷고도 남을 상황이었다"고 강조했다.
감사원은 특히 "경기도 관내 시·군간에도 골프회원권에 대한 과세자료를 공유하지 않았는데, 다른 특별·광역시와는 공유했겠느냐"며 "골프회원권 소유자들이 대부분 서울에 밀집했다고 보면, 골프회원권으로 거둘 수 있는 지방세체납액은 훨씬 많은 것"이라고 전망했다.
감사원은 이에 따라 지방세 체납을 관리하는 시ㆍ군ㆍ구에서 지방세 체납자가 가지고 있는 전국의 골프회원권 등 압류가 가능한 재산보유 현황을 공유ㆍ활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의 방안을 마련할 것을 행정안전부장관에게 통보했다.
아울러 경기도에는 16개 시ㆍ군이 지방세 체납자 96명이 가지고 있는 골프회원권을 압류조치하는 등 지방세 체납처분업무에 활용토록 조치할 것도 함께 주문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이번 감사는 그동안 골프회원권이라는 체납지방세 확보에 사각지대에 있었던 부분을 발견한 것"이라며 "행정안전부가 골프회원권 과세자료 공유·활용시스템을 구축하면, 국세와 지방세 모두 체납액징수가 원활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