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한 '장부기장'‥"세금절약 효자"(하)
도·소매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사업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아 지금까지 장부를 기장하지 않고 추계로 소득세를 신고해 왔다.
지난해 한 거래처가 부도를 내면서 손해를 본 A씨는 올해 소득세 신고시에는 이 여파로 인해 세금을 적게 낼 것이라고 막연한(?) 기대를 하고 있었다. 그러나 세무서에 확인해 본 결과 지난해보다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A씨는 세무서 직원에게 지난해 적자가 났는데도 세금을 더 내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따졌으나 담당직원의 대답은 "적자가 난 사실을 인정받으려면 장부를 기장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 적자 난 사실 인정받으려면 '기장'을 해야 한다=소득세는 자기가 실제로 번 만큼의 소득에 대해서만 내는 세금이다. 따라서 이익이 났으면 그에 대한 세금을 내야하고 손해를 봤다면 원칙적으로는 낼 세금이 없는 것이다.
그러나 납세자의 '사정'만을 감안해 손해 난 사실을 인정해 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다시 말해 납득할 만한 '증거자료'가 있어야 손해 난 사실을 인정받을 수 있는 셈.
증거자료는 '장부'다. 적자가 난 사실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장부와 관련 증빙자료를 세무서에 제출해야한다. 적자 사실이 인정되면 적자금액(결손금)은 향후 5년내 발생하는 과세기간의 소득에서 공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그만큼 세금을 절약할 수 있다.
만약 결손이 난 사업자가 중소기업 사업자라면 전년도에 낸 세금을 환급 받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A사업자가 2006년 소득이 1억원 발생했고 소득세를 2500만원 납부했다고 가정해 보자.
2007년도에 1억원 이상의 결손이 발생했다면 2500만원을 전액 돌려 받을 수 있으며 4000만원의 결손이 발생했다면 1억원에서 4000만원을 뺀 6000만원에 대한 소득세를 초과하는 금액을 돌려 받을 수 있다.
이 모든 것은 '장부기장'이 선행되어야 한다. 만약 A사업자가 기장을 하지 않았다면 세금 환급은 물론 추계로 소득금액을 계산하게 되므로 2007년귀속 소득이 발생한 것으로 간주돼 세금을 납부해야 한다.
□ '간편장부'라도 이용하라=세무대리인에게 맡긴다면 모를까 사업에 바쁜 대다수 사업자들은 스스로 장부 기장하는 일이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다. 특히 상대적으로 규모가 적은 사업자들은 '세무협력비용' 때문에라도 세무대리인에게 의뢰하기가 꺼려지는 경우도 있다.
기장을 하면 여러 측면에서 세금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에 아무리 사업규모가 작더라도 기장은 하는 것이 좋다. 제대로 된 기장 여력이 없을 경우에는 '간편장부'라도 기장하면 효과를 볼 수 있다.
간편장부란 국세청이 소규모 사업자를 위해 특별히 고안한 장부로 회계지식이 없는 사람도 쉽고 간편하게 작성할 수 있다.또 이것을 이용해 소득세와 부가가치세 신고도 할 수 있다.
다만 간편장부를 쓸 수 있는 사람은 정해져 있다. 이제 막 새로 사업을 시작했거나 직전년도 수입금액이 일정수준 이하인 사업자들만(농·임업, 도·소매업 등 3억원 미만, 제조업, 건설업 등 1억5000만원 미만, 부동산임대업 등 7500만원 미만)쓸 수가 있다.
소규모 사업자들이 간편장부를 이용할 경우 기장세액공제와 이월결손금 공제, 기타 필요경비 인정 등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기장세액공제는 간편장부 사업자는 비치ㆍ기장한 장부에 의해 소득금액을 계산한 다음 간편장부 소득금액 계산서를 제출하고 세액공제를 신청하면 산출세액의 10%를 공제해 주는 제도다.
또 결손이 발생한 경우에는 앞으로 5년 내 발생한 소득에서 공제 받을 수 있고 감가상각비나 준비금 등을 필요경비로 인정받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