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관측장비업체-감사원 상대 1억원 손해배상청구 제소
"감사원이 영문해석 오류로 엉뚱한 감사결과 발표"
감사원이 지난 1일 "기상청이 성능미달의 기상관측 장비(라디오존데)를 구매해 기상오보율 증가를 초래했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 해당업체가 "기상오보가 늘어난 것은 기상청의 폐쇄성 때문이지 장비와는 전혀 무관하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해당업체는 "감사원의 감사결과는 국제기구의 안내서 발간목적의 잘못 해석과 안내서의 영문내용을 오역해 기상청과 납품업체에 부당한 감사처분을 내린 것"이라며 정부의 법률상 대표인 법무부장관과 해당 감사원직원을 대상으로 1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GPS방식의 라디오존데 제품을 수입해 기상청에 공급했던 A사는 19일 기자간담회를 자청 "감사원의 감사결과는 상당한 이유 없이 허위사실을 적시한 것"이라며 "허위사실 발표로 회사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됐다"며 감사결과에 조목조목 반박했다.
회사는 "감사원은 회사의 제품모델이 2005년 WMO(세계기상기구) 비교관측실험에서 습도가 기준측기와 30% 이상의 오차가 나타나 기상청 입찰규격(±4% 이내)에 부적합한 모델이라고 했지만, 이는 WMO 실험보고서의 영문을 오역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고서의 원문을 정확하게 해석하면 "기술평가에서 적합판정을 받은 제품은 야간 관측에 있어 고도 5㎞에서 상대습도 30%일 때 플러스 치우침(Positive bias)이 있었으며, 주간 관측에선 치우침이 훨씬 덜하다"는 내용이었다는 것.
그러나 감사원은 '상대습도 30%'일 때 '플러스 치우침(Positive bias)'이 있었다는 내용을 "제품이 습도가 최대 30%의 오차(bias)가 나타난 것으로 오역을 했다는 것이 회사측의 주장.
회사는 또 감사원이 "기상청이 기상관측장비를 자체 실험할 경우 WMO 기준인 40-60회를 준수해야 하는데도, 단 13회 비교관측실험만을 실시했다"는 지적에 대해 "WMO 기준이란 것은 국제협약이나 규정이 아닌 안내서(Guide)에 불과할 뿐"이라고 일축했다.
감사원은 WMO가 "기온과 기압에 대해선 10-15회 관측을 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제시한 것과 관련 하루 4차례 장비를 띄우는 것을 가정하고 단순히 4를 곱해 40-60회 실험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WMO도 정작 31회 관측을 했고 의무규정은 어디에도 없다는 것.
회사관계자는 "2개 업체에서만 폐쇄적으로 제품을 납품 받았던 기상청과 방위사업청은 2006년까지 한번도 WMO 비교관측과 같은 품질평가를 하지 않았다"며 "품질평가 없이 2곳에서만 장비를 구매하다, 품질평가를 통해 장비도입을 한 것은 혁신적인 사례"로 평가했다.
참여정부에서 非기상인 출신으로 기상청장에 임명된 당시 기상청장은 기상청의 폐쇄성을 깨려했으며, 이같은 폐쇄성을 깨고 공개평가를 통해 제품구입을 했던 담당 사무관은 현재 권고사직을 받는 위기에 처해있다는 것이 이 관계자의 설명.
그는 "현재 기상청은 충분한 일기예보 능력이 있는 민간업체의 예보를 아무런 근거도 없이 막고 있다"며 "기상청의 폐쇄성을 깨고 미국의 500여개, 일본의 50여개 민간업체처럼 우리도 자유롭게 일기예보를 허용, 기상청과 경쟁해야 일기오보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와 관련 이 회사에 경쟁입찰 제한을 요구했던 감사원은 "회사측의 주장은 회사측의 생각일 뿐이며, 정당한 감사였기 때문에 법원에서도 100% 승소할 자신이 있다"며 "회사측의 주장에 일일이 답변할 필요성이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