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혁신클러스터 콘퍼런스 특별연설서
안철수 KAIST 석좌교수는 20일 "규제철폐와 감시철폐를 혼동하지 않는 정부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제혁신클러스터 콘퍼런스'에서 특별연설을 통해 "필요없는 규제 철폐는 기업 전체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지만 꼭 필요한 공정거래에 대한 감시를 하지 않을 경우 약육강식의 무법천지속에서 벤처기업의 싹들을 초토화시키게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 석좌교수는 "비즈니스의 역사가 짧을수록 그리고 사회 전반적으로 단기적인 시각이 팽배할수록 대기업이 벤처기업의 부가가치를 인정하지 않고 빼앗아가는 경우가 많아진다"며 "감시자로서 정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2년 반 동안 미국에서 살면서 느낀 실리콘밸리의 장점은 각 분야의 경험과 전문성을 겸비한 많은 인재들이 모여있다는 점과 대학, 벤처캐피탈, 아웃소싱 업체 등 산업육성 인프라와 대기업-벤처간 상생구조가 잘 갖춰져 있다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경우 전문성을 지닌 인재 풀이 전반적으로 부족하고 필수적인 산업육성 인프라를 갖추는 데도 생각만큼 쉽지 않다"며 "벤처캐피탈 역시 기술적인 이해와 벤처를 직접 경영해 본 경험들이 있어야 하는 데 잘할 수 있는 사람의 숫자가 제한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대표이사 연대보증 제도는 금융권의 위험관리 책임을 벤처기업에 전가하는 것임과 동시에 창업리스크(risk)를 극대화함으로써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의 위축을 가져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철수 교수는 "전문성, 인프라, 대기업-중소기업의 상생구조 등 핵심적인 요소들에 대해 이해 관계자들이 공감대를 형성하고 실행계획을 공유해 추진하면 혁신 클러스터의 미래는 밝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