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은 53개 세무서에서 납세자 127명이 부동산 등 145건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데도 어설픈 재산조사로 압류 등 체납처분을 하지 않아 41억9300만원이나 되는 체납세액이 제대로 관리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25일 감사원은 국세청을 감사한 결과 "체납·결손자에 대한 재산조사 등 결손처분업무를 하면서 재산을 압류하고도 체납정리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결손처분을 하는 등 재산을 발견하고도 체납처분 절차를 밟지 않는 등 일부 문제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서울의 한 세무서는 영등포구에 사는 A씨가 양도소득세 1억2148만원을 체납한 데 대해 체납자 소유의 관악구 소재 토지를 선순위로 압류해 체납처분 가능 재산 1억7484만원을 확보하고도 결손처분을 했다. 납득할 수 없는 부분.
또 다른 세무서는 서울 양천구에 사는 결손자 B씨(결손액 65억8900만원)가 3억1300만원 상당의 골프회원권을 보유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압류했으면서도 부활이 가능한 금액인 3억1300만원에 대한 결손부활조치를 하지 않았다.
감사원은 "감사결과 63개 세무서가 체납·결손자 285명에게 365건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하고 압류했으면서, 이들에게 193억4277만원을 부당하게 결손 처분하거나 결손 취소·부활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체납정리실적을 부풀리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손자에 대한 부적정한 재산조사 업무도 문제로 부각됐다. 서울 동대문에 살면서 체납세금 2억4853만원이 결손처분된 C씨는 지난 1971년 동대문에서 공시지가 1억7986만원짜리 토지를 취득해 2007년 10월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는데도 압류되지 않고 방치되고 있었다는 것.
감사원은 "전국 53개 세무서에서 결손자 127명이 부동산 등 145건의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데도 재산조사를 소홀히 하고 압류 등 체납처분을 하지 않아 41억9328만원 상당의 체납세액이 징수되지 못하고 있었다"고 꼬집었다.
특히 한 세무서는 지난 2004년 서울 종로에 사는 D씨에 대해 종합소득세 14억6700만원을 징수결정하는 것을 시작으로 2006년까지 5차례에 걸쳐 국세 1397억1100만원을 징수 결정했지만, D씨가 납부기한까지 세금을 내지 않자 세무조사에 나섰다.
감사원은 "재산조사 결과 이상하게 결손처분이 됐다"며 "그러나 확인결과 D씨는 조사당시 서울 서초구에 아파트를 소유하는 등 재산이 있었고, 재산보유사실은 국세통합시스템을 통해 '재산 등 자료현황표'를 전산출력하면 금방 확인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조사요원들은 '재산 등 자료현황표'를 아예 출력하지 않거나 출력하고도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채 결손처분을 단행, D씨 소유 아파트가 이후 제3자에게 양도돼 6억원 상당의 조세채권을 확보하지 못하게 됐다는 것이 감사원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감사과정에서 재산이 발견된 체납·결손자에 대해선 결손처분을 취소하고 체납처분을 하라"고 국세청에 시정요구하고, "체납자에 대한 재산조사업무를 태만히 한 조사요원 3명에 대해 징계 처분할 것"을 국세청에 요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