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심사는 수입물품의 과세가격 및 품목번호 등을 정확하게 평가·분류하여 관세 등을 적법하게 부과·징수하기 위한 관세청의 대표적 업무 중 하나로 1980년대 이전의 전통적 대물관리 시대엔 수입면허전에 통관적법성과 납부세액에 대한 심사가 동시에 이루어졌고, 1980년대 이후에는 종합신고제와 지정세관 등록제를 실시하면서 기업단위 관리체제를 일부 도입하였다.
1996년 7월 관세법을 개정하여 원칙적으로 수입신고 수리후 세액심사로 전환하였고, 2000년 1월 건별·기획심사를 정비하여 사후심사체계를 확립하였으며, 2004년 1월에는 자율심사제도를 도입하여 성실업체는 스스로 실시하여 부족세액에 대하여 수정신고·납부하는 방식의 자율적 법규준수방법을 채택하여 관세심사제도가 기업편의 위주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국제무역 환경이 관세심사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하여 살펴보면, 현재 우리나라는 칠레 등 14국과 FTA(자유무역협정)협정이 발효되었고, 미국과의 FTA 협상이 타결되어 비준만 남은 상태이며 2010년 이후 EU, 중국 등 거대 경제권 대부분과 FTA 협정이 체결되면 FTA 무역비중이 80%를 넘어설 전망이다.
특히 관세율이 국가별로 1품목 다세율 구조로 변화함에 따라 품목분류 정확성이 더욱 요구되고 원산지 허위신고로 인한 새로운 관세탈루 위험성이 증가되고 있다.
또 외국기업의 국내투자와 우리기업의 해외진출이 가속화함에 따라 다국적 본지사간 특수관계 거래가 증가함에 따라(2007년 징수액의 50% 점유) 수입가격 및 용역비에 대한 이전가격 심사의 중요성이 증대되고 있으며, 산업의 발전과 기술의 고도화로 IT 및 복합다기능 디지털신제품이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품목분류 신고오류로 인한 사후 추징에 따른 수입업체의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무역 글로벌화와 FTA 확대로 교역량이 증가하고 품목당 실효 관세율은 인하되고 있으나 원산지심사 업무 등 새로운 관세행정 수요에 비하여 세관의 심사인력은 정체 상태이고, 신정부의 선진일류국가 실현을 위한 규제개혁, 납세협력 비용 감축 등 기업에 대한 심사부담 완화와 사후추징 위험 최소화를 위하여 관세심사의 효율화가 절실한 실정이다.
□현행 관세심사 제도= 관세심사는 납세의무자가 신고한 과세물건과 납부세액에 대하여 적법성 여부를 심사하는 시점에 따라 '사전세액심사(예외)'와 '사후세액심사(원칙)'로 구분하며, 사전세액심사대상은 체납업체 등 불성실한 업체가 수입하는 물품과 농수산물, 개별소비세 물품, 중고자동차 등 사후세액심사가 부적정한 일부 품목에 한정 돼 있다.
사후건별심사는 통관지 세관에서 건별 단위로 서면심사하며 품목분류(HSK)의 정확성을 확인하는 업무를 주로 하고 있고, 최근엔 IT 업종의 다기능 복합기기에 대한 품목분류와 송품장 등 가격신고의 정확성을 심사하고 있다.
기업심사는 전국 5대 본부세관(서울·부산·인천·대구·광주)에 설치된 기업심사팀이 품목·산업·거래형태별로 수입업체에 대한 정보분석을 하고 탈루 가능성이 높은 업체를 방문 또는 서면심사하는 '기획심사', 연초 법규준수도를 기준으로 선별된 대규모 수입업체에 대해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종합심사', 관세법 위반 및 체납이 없고 법규준수도가 양호한 업체 스스로 납부세액 등을 심사하는 '자율심사'로 구분된다.
그 외에도 심사성격에 따라 환급금 신청건에 대하여 지급전 7일 또는 지급후 15일 이내 부당·과다환급 여부를 확인하는 환급심사, 관세법·FTA 특례법·조약·협정의 원산지 규정상 관세편익을 제공한 물품의 원산지증명서 확인 또는 협정관세 적용의 적정성 여부에 대하여 확인하는 원산지심사가 있다.
2000년 1월 관세청에 관세심사국이 신설되고 처벌위주 조사방식에서 탈피하여 신속통관을 전제로 사후 건별 및 기업심사를 도입하면서 납세자의 권익보호 및 관세행정의 효율성을 증진한 실적은 다음과 같다.
성실납세 풍토조성을 위하여 적발·추징위주의 강제심사방식이 필요 없다고 인정되는 업체에 대하여 고객주도의 자율심사 방식을 도입하여 2008년 5월 현재 272개 업체(총 수입규모 30% 해당)를 자율심사업체로 지정운영하고 있으며, 불성실납세자 선별시스템의 효율적인 운영을 통하여 국민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농수축산물과 탈루 위험도가 높은 특수관계자 거래 등에 심사역량을 집중하면서 탈루세액 추징금액이 2000년 469억원에서 2007년 3125억원으로 7배가 증가하였다.
전산을 활용한 전문심사를 위하여 2005년 ERP(SAP, 오라클) 교육시스템을 구축하고, 탈루수법 고도화에 대응하고자 정보분석시스템(CDW 및 Rule Base)을 구축하였으며, 관세 추징부터 체납·쟁송에 이르기까지 업무담당자별 처리이력을 관리하고 최종까지 책임지도록 하는 '과세품질관리제' 를 2006년에 도입하여 부실과세를 사전에 방지토록 하였으며, 그 결과 납세불복 인용률이 2006년 44.5%에서 2007년 31.3%로 감소하는 등 과세정확도가 개선되어 관세행정에 대한 신뢰도 향상과 납세자의 권익보호에 기여하였다.
□ 2008년도 주요 심사정책
'예고·선택제' 방식의 종합심사 실시= 종전 다단계·다종류로 이루어지던 관세심사체계를 대폭 간소화하여 금년부터 One-Stop 방식의 업체 편의위주 종합심사를 본격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수시 건별 사후세액심사와 업체별 기획·환급·원산지심사를 상당부분 종합심사로 대체하여 건별심사로 인하여 업체직원의 세관 방문에 따른 불편과 부담을 대폭 경감하고자 도입하였다.
또한, 심사업체의 편의를 위해 심사일정을 사전예고하여 업체가 심사시기를 선택하는 '심사일정 예고·선택제'를 도입·운영해 실질적으로 업체의 부담을 줄여주며, 종합심사를 받은 업체에 대해서는 심사결과에 따라 최대 5년간 심사면제와 자율심사업체로 추천하는 혜택을 부여하였다.
종합심사를 금년에는 우선 상·하반기 각각 18개 업체를 선정하여 시범운영하고 단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기획심사 '총량제(Ceiling)' 도입= 금년 신정부 출범과 함께 Business-Friendly 정책에 부응하고 '선택과 집중'에 의한 효율적인 심사를 시행하고자 '심사 총량제'를 통하여 기획심사 업체수를 제한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 기획심사 총량은 작년대비 10% 감축(2007년 : 515개→2008년 : 464개)을 목표로 하여 지속적으로 줄여나갈 계획이다.
한편, 심사대상 업체의 과도한 지정을 방지하고 신속 심사를 유도하며 장기미결을 방지하고자 '심사 일몰제' 를 도입하여 2개월이 경과된 심사 미착수 업체는 심사계획을 취소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자율심사 분야 확대= 자율심사는 세관 심사반이 업체에게 스스로 점검할 내부통제시스템 진단표와 오류 여부 체킹리스트를 통보하면 업체에서 자율적으로 점검하고 심사결과를 세관에 제출하여 심사에 갈음하고 있는데, 올해는 특별히 다국적기업에 대하여 이전가격 심사결과보고서를 함께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과세가격 사전약정(ACVA)' 신청업체는 이전가격에 대하여 자율심사가 생략되고, 신규 지정업체의 경우 심사 준비기간을 고려하여 업체가 원하는 시기에 자율심사(상·하반기)를 할 수 있도록 하였다.
관세과세가격 사전약정제(ACVA) 도입= 다국적기업 본지사간 관세과세가격을 사전 신청에 의하여 승인하여 주는 '관세과세가격 사전약정제(ACVA, Advance Customs Valuation Arrangement)' 는 해외 모회사와 국내지사간 거래물품 과세가격을 납세자의 신청에 따라 과세당국과 상호합의를 통하여 사전에 결정하고, 약정기간 동안 사후심사를 면제 또는 유예하는 제도이다.
ACVA를 관세청에 신청하면 1년 이내에 심사를 완료하고 3년의 범위내에서 효력이 인정되며, 신청인이 제출한 자료는 사전약정제 검토 이외에 사용할 수 없고 승인 후에는 신청인이 연례보고서를 제출하여야 한다.
ACVA를 도입하므로서 기업은 과세가격 약정 시점까지 안정적인 경영이 보장되고, 과세관청은 불복에 따른 비용과 사후심사기간의 단축으로 안정적 세수 확보 및 조세마찰 방지가 가능하여 상호 Win-Win 하는 이점이 있다.
□ 중장기 심사행정 추진방향
관세심사는 국내 기업뿐만 아니라 외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기업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이 있어 국제무역환경과 투자상황을 반영한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여야 한다.
세관의 무역 통제방식에 대하여 개정 '교토협약' 에서 국제적으로 권고하는 바와 같이 '업체단위 심사체제' 방식으로 전환하여 통관과정에서 세관의 간섭을 최소화하도록 하는 것이 시대적 흐름이라고 하겠다.
따라서 사전세액심사는 불성실 납세인 신고품목과 특정 민감품목 등에 대하여 관세행정 목적달성을 위해 최소한으로 운영하고, 신고서류 단위 건별·환급심사와 수시로 이루어지던 기획심사를 점차 축소하여 정기적인 종합심사로 단일화함으로써 Gobal Standard 심사체계에 맞도록 단순화시켜 나갈 계획이다.
특히 종합·자율심사 Process를 획기적으로 개선하여 Informed Compliance(자율적 법규준수) 기반에 의한 종합심사로 재설계하여 심사결과에 따른 차등관리 및 주기별 순환심사로 전환하고, 종합심사결과 및 내부관리시스템 평가과정을 통하여 검증된 업체를 자율심사업체로 지정하므로서 실질적인 우대를 확대하고 컨설팅 서비스를 강화해 나갈 것이다.
심사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건별심사를 단계적으로 축소·폐지하는 대신 보완방법으로 모든 수입신고건을 전산으로 자동정산하는 납부세액 '정산제도' 를 도입하고, 납세신고 오류사항을 컨설팅 해주는 '기업상담관제(Account Manager)' 를 지정·운영함으로써 실질적으로 기업을 지원할 것이다.
또 다국적기업의 이전가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기획재정부, 관세청, 국세청이 포함된 '유관기관 협의회' 를 구성하여 기업의 불편이 최소화 될 수 있는 조화방안이 마련되도록 노력하고, 과세가격 사전약정제(ACVA)가 성공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역량있는 직원을 선발·교육하여 이전가격 전담조직을 구성하므로서 효율적으로 운영되도록 추진하겠다.
관세청 관세심사국장 오태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