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등 줄대기 인사 '무조건 배제' 방침
정부는 최근 진행되고 있는 공기업 CEO(최고경영자) 공모, 인선 과정에서 정치권 '줄대기'가 위험수위에 달했다고 보고 대응지침을 마련한 것으로 29일 알려졌다.
가뜩이나 기존 기관장들의 조직적 반발로 교체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는 와중에 새 기관장 선발에도 잡음이 잇따를 조짐이 보이자 경고메시지를 보내고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공기업, 국책은행 등의 신임 CEO 선발 과정에서 정치권의 로비가 심각한 수준"이라며 "일부 인사들은 노골적으로 여권 핵심 인사들의 이름을 들먹이며 직.간접적으로 압력을 넣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치권 인사나 권력실세의 측근을 빙자하는 인사의 개입이 드러나는 경우에는 무조건 후보군에서 제외한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강조했다.
실제 청와대는 현재 공모가 진행중인 국민연금 기금운용이사의 경우 서류심사에 최종 합격한 6명에 대해 내부적으로 정치권 인사 개입에 대한 검증작업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기금운용이사는 무려 220조원의 연금기금을 운영하는 직책으로 '투명성'이 최우선 담보돼야 한다는 점을 감안, 로비가 있을 경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대상에서 배제키로 했다.
청와대는 또 우리은행장, 경남은행장, 광주은행장, 한국투자공사(KIC) 사장 등 금융기관장 공모에서도 일부 인사들의 '로비 의혹'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모는 "여러 경로를 통해 관련 부처는 물론 청와대에도 인사청탁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전한 뒤 "능력과 전문성을 첫번째 기준으로 하지만 로비가 들어오는 인사는 우선 배제할 것"이라며 "후보군에 포함된 인사들에게도 이런 방침을 통보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다음달 말까지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정부출연기관 등 305개 공공기관들 가운데 240곳 안팎의 기관장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교체를 추진키로 하고 각 기관별로 공모 등 선발절차를 진행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