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지펀드.사모펀드 규제 완화 추진
이창용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9일 "최근 기업들이 인수.합병(M&A) 등을 위한 금융권 차입이 과도하다는 우려가 있다"며 "기업들의 금융권 대출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 부위원장은 이날 서울 리츠칼튼호텔에서 한국경제TV 주최로 열린 '헤지펀드 코리아 컨퍼런스' 기조연설에서 "최근에 발생하는 모든 금융사고의 원인은 금융 차입(레버리지)에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활발한 차익거래(Arbitrage)는 자본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하고 가격의 효율성을 높이며, 고위험.신성장 분야에 대한 자금조달을 원활하게 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 확충에도 기여할 것"이나 "최근 헤지펀드가 아닌 일반 기업들의 M&A 딜을 위한 자금차입이 과도한 수준이 아닌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또 "금융기관이 수익률만 기대하고 관리가능한 위험수준을 초과해 경쟁적으로 레버리지를 양산하면 금융시장은 시스템 리스크에 취약해지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다양한 투자기회를 제공하고 금융회사의 투자.위험 관리기법을 고도화해 금융 산업과 시장을 선진화하기 위해 헤지펀드를 허용키로 했다"며 "헤지펀드 도입 과정에서 금융시장과 감독당국이 적응능력을 높여 제도의 안정성과 시장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단계적으로 완화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1단계로 내년 중 적격투자자(투자판단능력과 위험부담능력을 갖춘 기관투자자)로 구성된 사모펀드에 대해 펀드의 사전등록 규제를 사후보고로 전환하고, 적정수준의 레버리지 허용, 파생상품 투자한도 폐지 등 자산운용규제의 완화와 자산운용업자의 진입 규제 완화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이후 시장 상황을 봐서 소수(50인 미만) 일반투자자로 구성된 사모펀드에 대해서도 완화된 규제를 적용하고, 궁극적으로 헤지펀드를 PEF(사모투자전문회사)와 통합.일원화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그는 "금융회사가 헤지펀드에 대한 투자 또는 신용공여시 위험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감독을 강화하고, 헤지펀드 관련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는 한편 커뮤니케이션 채널과 위기관리시스템을 갖추는 등 금융감독 역량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위원장은 "최근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를 겪으면서 일각에서는 헤지펀드를 허용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약이라는 역설적인 주장도 있지만, 금융시장이 지속적으로 글로벌화 되어가는 마당에 헤지펀드의 부작용이 두려워서 국내 금융시스템에 수용하지 않는 것은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우를 범하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금융시장에 존재하는 다양한 위험을 잘 알고 잘 이용함으로써 국제금융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춰 나가야 한다"며 "헤지펀드의 도입으로 국내 금융산업은 복잡하고 정교한 투자전략과 위험관리 기법을 갖춘 위험기반산업으로 가일층 성장할 수 있게 되고, 투자자에게는 주식.채권 등 전통적인 금융상품 이외에 다양하고 혁신적인 투자수단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헤지펀드 도입은 과감한 금융규제 개혁을 추진하려는 이명박 정부의 금융정책 핵심과제"라며 "경쟁국들이 지난 십 수년간 겪어온 시행착오를 면밀히 분석해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헤지펀드의 장점을 극대화한다면 한국 금융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키워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