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중진의원들은 18대 국회에서 어떤 상임위를 신청했을까.
과거 중진 의원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경력관리를 위해 통일외교통상위 등 여야간 다툼이 별로 없고 중량감이 있어 보이는 상임위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했지만, 이번 국회에선 딱히 경향을 집어내기 어려울 정도로 스펙트럼이 넓다. 이유도 가지각색이다.
우선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보건복지위를 신청했다. 환경노동, 국방, 과기정, 통외통, 산자 등 2년마다 다양한 상임위를 경험해 온 박 전 대표는 이번에는 민생과 직결됐다는 이유로 복지위를 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과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히고 있는 정몽준 의원은 나란히 통외통위를 희망하고 있다. 통외통위가 전통적인 '상원'인데다 전반적인 국정안정을 위해 무엇보다 통일외교 분야가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국회의장 경선에 나서는 김형오 의원은 일단 국토해양위를 신청했다. 측근은 "국회의장에 선출될 경우 상임위 활동을 하지 않는다"며 "일단은 지역구인 부산 영도가 섬지역이기 때문에 해양관련 위원회를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여당 원내 지도부를 구성한 홍준표 원내대표와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모두 국방위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민주당 박상천 대표의 경우 통외통위를 지원했다. 지난 16대에도 통외통위에서 활동해 온데다, 이 분야에 관심이 각별하다고 한다.
노무현 정부에서 법무장관을 지낸 천정배 의원은 방송통신위원회가 포함될 가능성이 높은 문화체육관광위를 신청했다. 방통위의 정치적 행보에 제동을 걸겠다는 이유에서다.
17대를 건너뛰고 이번에 컴백한 추미애 의원은 기획재정위를 희망하고 있다. 민주당이 대안.정책정당으로서 기반을 확고히 다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경제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힌 정세균 의원은 17대에 이어 농림수산식품위를 신청했다. 당장 현안으로 떠오른 쇠고기 문제를 비롯해 농촌 지역구(전북 전안.무주.장수.임실) 의원으로서 농업 현안을 챙기기 위해서다.
17대 재경위에서 활동한 이미경 의원은 국토해양위를 지원, 뉴타운과 재건축.재개발 문제점을 짚어내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또 친박연대 서청원 대표의 경우 이번 비례대표 공천헌금 수사과정에서 느낀 사법기능의 모순점을 고치기 위해 법사위를 신청했으며, 김대중 전 대통령 측근으로 대북특사로도 활동했던 박지원 의원은 `햇볕정책 수호'를 위해 통외통위를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