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역량 65.56점, 지식역량은 54.39점으로 낮게 나타나
국내 소비자들의 소비역량이 낮아 소비자 교육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비행위와 관련한 법적 지식 등을 말하는 지식역량이 매우 떨어졌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백용호)는 소비자교육지원센터에 의뢰해 우리나라 소비자의 역량을 측정한 결과, 100점 만점에 60.80점으로 나타났다고 2일 밝혔다.
소비자역량이란 합리적인 거래나 재무관리, 소비자권리행사, 윤리적인 소비를 위해 소비자가 갖추어야 할 지식이라든지 바람직한 소비생활 실천태도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지식영역과 실천영역에서 각각 25개씩 총 50개의 설문문항이 선정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번 소비자역량 측정은 1165명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것으로, 우리나라 전체소비자의 역량수준을 영역별로 살펴보았을 때 실천역량은 65.56점으로 높은 편이었으나 지식역량은 54.39점으로 낮게 나타났다.
지식역량이 낮다는 것은 합리적인 거래나 재무관리, 소비자로서의 권리행사 방법 등에 관한 각종 지식이나 정보를 충분하게 갖추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소비자 권리 행사 등을 말하는 실천역량과는 구분된다.
소비자 역량수준을 집단별로 살펴보면, 40∼50대의 장년층, 월 500만원 이상의 고소득층, 경영관리직 종사자의 역량은 63점 이상으로 나타난 반면에 20대 사회초년병, 월 소득 200만원 미만의 저소득층, 농업종사자의 역량은 60점 미만으로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사회초년병인 20대의 소비자 역량이 57.25점으로 나왔다는 의미는 사회 생활 경험과 지식이 부족하여 신용카드를 무분별하게 사용할 우려가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이 가능하다"면서 "사기적인 다단계판매나 인터넷판매로부터 피해를 당할 위험이 크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어 "노년층의 경우는 건강기능식품 등에 대한 허위·과장광고 등에 취약하게 나타났다"면서 "이에 따라 기만적인 방문판매 등으로부터 피해를 당할 위험이 크며, 피해를 당하더라도 자신의 권리를 구제 받기 위한 대처를 제대로 하지 못할 개연성이 있다"고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농업종사자, 월소득 2백만원 미만의 저소득층, 고졸 이하의 저학력층도 역량이 57.60점에서 60.34점으로 낮게 나타났는데, 특히 재무관리 역량이 매우 낮고, 이자율이 높은 대부업체 등의 대출서비스를 무분별하게 이용할 위험이 높았다.
가정주부의 경우 실천역량은 69.66점으로 높았으나, 지식역량은 53.78점에 불과해 양 영역간의 격차(15.88)가 가장 큰 집단으로 나타났고, 이에 따라 가정 관리를 주로 담당하고 있는 주부들이 지식 부족으로 인해 재무관리를 효과적으로 하지 못할 개연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소비자역량이 낮은 것으로 나타난 취약집단에 대해서는 올해부터 소비자 교육을 중점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면서 "우선적으로 전국에 거주하고 있는 노인, 청소년, 저소득층, 결혼이민자 등 4200명 등을 대상으로 10월까지 60회 이상 소비자 교육을 실시할 것이다"고 밝혔다.
아울러 공정위는 "소비자역량을 정기적으로 측정하여 소비자교육 및 정보제공 등의 소비자시책의 성과를 지속적으로 파악해 가면서 소비자시책 추진방향을 결정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