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업체 5곳에서 2일 일제히 발표한 지난 5월 판매실적에는 최근 멈출 줄 모르는 `고유가 변수'가 반영돼 있다.
5개 업체의 지난달 전체 판매량인 48만3천544대는 작년 같은 달에 견줘 5.1% 증가한 수치이지만 올해 4월보다는 2.1% 줄어드는 등 판매실적 둔화가 드러나고 있는 것.
현대차도 판매량이 지난해 동월 대비 8.5% 증가하면서 업계 1위의 자리를 굳건히 지켰지만 올해 3월과 4월 보여준 월간 최다 판매실적 경신 행진은 중단해야 했다.
기름값 부담과 미국 시장 침체라는 악조건이 꾸준하게 올라가던 자동차 판매 곡선을 밋밋하게 만들었다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차종별 판매실적을 살펴보면 고유가 문제로 소비자의 구매 패턴에도 변화가 생긴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현대차의 경우, 경유가 인상으로 레저용 차량에 대한 수요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0.5%나 감소한 대신 연비가 뛰어난 해치백 모델인 i30의 판매량은 석달 연속 3천대를 돌파했다.
미국 시장에서는 경기 침체로 산업수요가 지난해 보다 6.2%나 줄어들었는데도 소형차인 아반떼와 베르나의 판매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고유가 시대의 자동차 선호도 변화를 반영했다.
기아차는 급상승한 경유가격을 감안해 경차 및 LPG 차량 판매에 집중해 재미를 본 케이스다.
올해 1∼5월에 4만57대가 국내에서 팔린 모닝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284.2%나 판매량이 성장해 `경차 돌풍'을 이어갔고 LPG 차량의 경제성을 내세운 카렌스도 작년보다 내수 판매량이 119.2% 뛴 3천492대를 기록했다.
GM대우도 지난달 수출 감소로 작년보다 1.7% 실적이 줄었지만 마티즈와 젠트라 등 고연비 차량으로 시장을 공략해 내수시장에서는 작년보다 22.4% 가량 판매량이 증가했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연료별 차량 판매량 변화가 두드러진 것이 지난달 자동차 판매 실적의 특징"이라며 "고유가 행진이 계속되는 이상 신차 개발이나 마케팅 분야에서도 연료 선호도를 보다 섬세하게 살펴 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