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감사인교체제도 즉시 폐지돼야" 공감
4일 여의도 증권선물거래소 열린 '회계제도의 개선 및 선진화 방안 공청회'에서는 무엇보다 외부감사 대상을 자산규모 70억원 이상에서 100억원으로 축소하는 방안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이종운 한국공인회계사회 교육위원은 "외부감사를 안 받는 것은 단기적으로 도움이 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그렇지 않다"며 "중소기업이 위험관리 측면 등 내부감사 전반이 부실한 상태인데, 외부감사까지 안 받겠다고 하면 종업원 등을 포함한 이해관계자가 중소기업에 어떤 신뢰를 갖고 자금을 지원해주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조유현 중소기업중앙회 정책개발본부장은 "외부감사를 받는 중소기업이 그렇지 않은 기업에 비해 대외신인도는 높지만, 특정 대상을 상대로 기업이 자금조달을 하는 경우가 많아 불특정 대상을 상대로 하는 대외신인도의 필요성은 낮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교육위원은 "외감 대상이 확대되면 됐지, 축소돼서는 안 된다"며 "중소기업이 사실상 가족형태로 돼 있다하더라도 금융기관,
정부 등을 고려했을 때는 불특정 다수가 이해관계자가 될 수 있는 것"이라고 대응했다.
이날 방청객으로 참석한 주인기 연세대 교수도
"회계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해야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상장회사뿐 아니라 비상장회사의 회계인프라를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단순히 외감 대상 축소를 자산규모로 정하는 것이 비논리적이라서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것에 대해 공감대가 형성됐다.
황상연 미래에셋증권 코리아리서치센터장은 "비상장기업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은 상태에서 외감 법인 축소가 이뤄진다면 다소 문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단순히 자산기준을 대상으로 외감 법인을 축소하는 것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진영 금융감독원 회계제도실장도 "외감 대상 기준이 70억원이냐, 100억원이냐로 단순히 따지지 말고, 이해관계자가 많거나 주식에 상장됐거나 등의 실질 관계를 따져 외감 대상을 확정하는 등 논리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송인만 성균관대 교수도 "외감 대상 기준인 70억원, 100억원으로 일률적으로 결정할 것이 아니라 운영하기는 어려울지 몰라도 진짜 이해관계자가 많고 감사가 필요한 곳이 어디냐를 정해 외감 대상 기준을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감사인교체제도와 감사이사교체제도는 이중규제여서 감사인교체제도는 즉시 폐지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종운 교육위원은 "감사인강제교체제도는 즉시 폐지해야 하는 것이며, 감사이사교체제도를 강화하고, 감사인 자료 제출을 강화하면 된다"고 말했다.
최진영 회계제도실장은 "감사인강제교체제도는 도입된 지 2년이 안 돼 1~2년 후에 재검토하는 것으로 안이 마련돼 있지만, 1~2년이 지나도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판단이 어려운 점이 있어 폐지되는 쪽으로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덕중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상무는 "상장기업들은 국제회계기준이 도입됨에 따라 주재표제표가 연결재무제표로 바뀌는 것이 가장 큰 부담"이라며 "연결재무제표 작성시기가 분반기 결산업무까지 추가돼 인력, 작성 소요 비용 등이 부담스러워 제출 시기를 연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상무는 "분반기 재무제표 제출 기한이 45일에서 60일로 연장하는 것은 최초 국제회계기준 도입사업연도에만 도입되는데 이를 1, 2년 정도 연장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최 실장은 "국제회계기준 상의 분반기 연결재무제표와 관련해 2011년부터 자산 2조원 이상이, 2013년부터는 자산 2조원 미만이 제출하도록 돼 있는데, 분반기 연결재무제표 기한을 좀 더 연장해주는 것은 보완할 수 있는 문제"라고 답변했다.
다음은 이날 토론자들의 주장이다.
□김덕중 한국상장회사협 상무, "감사인강제교체제도 폐지해야"= 감사인강제교체제도와 감사이사교체제도가 동시에 적용되는 것은 이중규제이므로 감사인강제교체제도는 업무연속성과 기업의 부담으로 조속히 폐지돼야 한다.
또한 자산규모 1000억원 미만의 내부회계관리제도를 면제하고, 운영실태를 1년에 한번 보고하는 것은 찬성하지만, 회사의 내부통제에 대해 모니터링할 책임이 있는 감사 또는 감사위원회가 감독대상이 돼야 할 이사회에 보고하는 모순이 있어 이 부분에 대한 시정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감사를 두는 상장회사의 경우 감사인선임위원회 구성하는데, 회사와의 이해관계인이 감사인선임에 무관심하고 소극적이기 때문에 회사가 감사인선임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제도 수정이 필요하다.
한편 결합재무제표는 국제회계기준이 조기 적용되는 2009년에라도 조속히 폐지해야 한다.
□최진영 금감원 회계제도실장, "외감 대상은 실질관계 따져야"= 외감 대상 기준이 70억원이냐, 100억원이냐로 단순히 따지지 말고, 이해관계자가 많거나 주식에 상장됐거나 등의 실질 관계를 따져 외감 대상을 확정하는 등 논리적 접근이 필요하다.
국제회계기준 상의 분반기 연결재무제표와 관련해 2011년부터 자산 2조원 이상이, 2013년부터는 자산 2조원 미만이 제출하도록 돼 있는데, 분반기 연결재무제표 기한을 좀 더 연장해주는 것은 보완할 수 있다.
감사인강제교체제도는 도입된 지 2년이 안 돼 1~2년 후에 재검토하는 것으로 안이 마련돼 있지만, 1~2년이 지나도 효과가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판단이 어려운 점이 있어 폐지되는 쪽으로 논의할 수 있다.
□송인만 성균관대학교 교수, "외감이 진짜 필요한 기업에만 적용돼야"= 외감 대상 기준을 줄이는 것에 대한 논의가 단순히 비용차원에서 얘기가 되고 있고, 그것이 가져다 줄 수 있는 효익에 대한 평가는 없는 상태이다.
외감 대상 기준인 70억원, 100억원으로 일률적으로 결정할 것이 아니라 운영하기는 어려울지 몰라도 진짜 이해관계자가 많고 감사가 필요한 곳이 어디냐를 정해 외감 대상 기준을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편 중소기업들이 재무제표를 만드는 이유는 외부 이해관계자에 대한 것이 아니라, 세금 목적이 클 것이다. 세금을 목적으로 재무제표를 만드는 기업의 경우 여기에 맞춰 감사를 하면 되지, 복잡한 기준을 적용할 필요가 없다.
□우병륜 STX팬오션 상무, "IFRS, 2009년 조기 적용 예정, 원화·달러화 환산가치 어렵다"= 2005년도에 국제회계기준을 도입을 준비하면서 원화를 달러화 가치로 환산해서 적용해야 하는 점과 퇴직금을 미래가치로 환산하는 과정에서의 전문가 도움을 받아야 하는 문제 등이 예상된다.
또한 자산과 부채의 평가는 국내는 원가법으로 적용하는데 공정가액으로 평가를 하기 때문에 국제회계기준으로 재평가하는 경우 자기자본이 줄어 예상치 못한 밸류가 낮아질 수 있다.
STX팬오션은 2009년부터 조기 적용할 예정인데 국내에서 연결재무제표를 작성할때 달러를 원화로 바꾸는 문제가 걱정이다.
□이종운 공인회계사회 교육위원, "외감 대상 확대해야"= 공적자금을 투입한 금융기관을 감사해보니, 은행이 한 기업을 대출해줄 때 5년 상환으로 대출을 했는데, 2년이 지나서 이 기업이 폐쇄됐고, 그로 인해 8000억원이 결국 국민 부채로 남게 됐다.
기업의 자금조달을 은행에서 하는데 이는 나중에 사회적 비용으로 남게 돼 외감 대상이 확대되면 됐지, 축소돼서는 안 된다. 부실 기업이 퇴출될 수 있는 시스템을 제대로 만들어 금융기관에 다시 공적자금이 투입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
한편 기업이 외환위기 이후 성장 속도가 높아지고 있고, 실제로 성장했기 때문에 외감 대상이 많아진 것이지, 단순히 물가상승 때문에 70억원 이상의 외감대상이 늘어난 것은 아니다.
아울러 감사인강제교체제도는 즉시 폐지해야 하는 것이며, 감사이사교체제도를 강화하고, 감사인 자료 제출을 강화하면 된다.
□조유현 중소기업중앙회 정책개발본부장, "中企 이해관계자 없어 외감 대상 축소해야"= 외부감사 대상은 10년 동안의 물가상승, GDP 상승, 땅값 상승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 외부감사 대상 법인의 기준이 그대로 적용돼 지난 9년간 외부감사 대상이 2.3배가 증가했다.
상장법인의 경우 이해관계자가 존재해 외부감사가 필수적이지만, 중소기업은 가족기업이므로 이해관계자가 많지 않다. 최대 주주 및 가족 친인척이 100% 주식을 보유한 회사는 전체 48.7%였다.
또한 비상장소규모기업은 주주지분의 분산도가 적고, 주식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적어 주식이나 회사채 등 직접시장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기업은 아주 적으며, 대부분 은행 등의 간접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은행 등 금융기관의 차입의 경우에도 담보나 신용보증에 대한 차입이 대부분이므로, 감사보고서 활용의 중요도가 떨어진다. 감사보고서가 공공재일지라도 비상장소규모기업의 이해관계자 활용도가 낮다.
□황상연 미래에셋증권 코리아리서치센터장, "비상장기업 정보없는데, 외감까지 안 받으면 다소 문제"= 비상장기업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은 상태에서 외감 법인 축소가 이뤄진다면 다소 문제가 될 수 있다. 또한 자산 기준을 대상으로 외감 법인을 축소하는 것은 재고될 필요가 있다.
국제회계기준 도입 이후에 기업가치의 평가가 수평적인 비교도 유용하지만, 해당기업의 역사적인 비교도 중요하다. 그러나 과거 재무제표와의 연속성 문제에 대한 우려가 생긴다.
원칙 중심의 회계처리 등의 국제회계기준 변화로 손익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며, 이에 대한 세부적인 보완책이 필요하다. 개별 기업의 상세 공시에 대한 정보 이용의 불편이 줄어들 수 있지만, 해당 기업에는 비용상승을 가져올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