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80의 사회는 필연, 패자 감쌀 수 있는 갈등관리 필요"
"유류, 은행수수료, 학원비 등 담합우려 큰 분야 집중 감시"
백용호 공정거래위원장은 5일 "정부가 시장에서 손을 뗀다고 해서 시장이 자동적으로 잘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며 시장 성공을 위한 법질서 준수를 강조했다.
백 위원장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새 정부의 공정거래정책 방향'을 주제로 열린 외신기자클럽 초청연설에서 "한국정부는 작은 정부를 실현해 시장개입을 최소화하고, 기업들이 시장에서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시장친화적 환경'을 조성하고자 하며, 총수요관리정책과 같은 단기적 경기부양책보다는 규제완화, 감세, 공기업민영화 등을 통한 중장기적인 성장잠재력 확충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시장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전제조건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백 위원장은 "시장경제가 유지·발전하려면 도덕성·윤리성과 함께 법규범 준수의 기반이 전제돼야 하고, 윤리성의 최소한의 규범이 되는 법이 있어야 한다"며 "윤리와 법질서 준수 등 경제주체간의 신뢰는 사회적 인프라로서 경제성장에 영향을 준다고 많은 학자들이 지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 친화적인 비즈니스프랜들리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이를 통해 시장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법질서 준수와 신뢰가 필요하다는 것.
백 위원장은 이어 "시장경쟁의 결과 필연적으로 소수의 승자와 다수의 패자가 생겨 이른바 20대 80의 사회가 되게 되는 바, 패자를 감싸 안을 수 있는 효과적인 갈등관리가 필요하다"며 "즉, 사회통합을 촉진할수 있는 '따뜻한 시장경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정위는 자동차를 더욱 빠르고 안전하게 운행하게 하는 고속도로의 차선과 같은 시장경제의 작동에 필요한 기본 준칙을 세우고, 또한 이러한 기본준칙들이 잘 지켜지는지를 감시하는 시장감시자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백 위원장은 출자총액제한제도의 폐지, 지주회사 전환 규제완화, 기업결합(M&A)신고기준 완화 등 새 정부의 기업규제 완화정책을 소개하며, 이와 함께 카르텔이나 독과점에 대해서는 감시를 강화하고, 폐해를 시정하는 조치를 적극 실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물가상승 분위기에 편승해 담합우려가 큰 유류, 은행수수료, 학원비 등 국민생활과 밀접한 분야 및 철강, 석유제품 등 국가경쟁력에 영향이 큰 분야를 중점 감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