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민영화, 외국계 전략적 지분이 먼저 들어와야"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5일 "우리금융지주는 하반기에 정부가 갖고 있는 70여% 중 일부를 민영화하고, 기업은행은 상당부분이 민영화돼 있다"고 밝혔다.
전 위원장은 이날 한국언론재단에서 열린 제34회 KPF포럼의 '금융산업 경쟁력 강화와 규제개혁'에 관한 토론회에 참석해 "우리금융지주와 기업은행의 완전민영화 일정은 나와 있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또한 전 위원장은 산업은행 민영화에서 중국의 공상은행이 했던 것처럼 외국계의 국제 신인도가 높은 전략적 지분이 먼저 들어와 밸류에이션을 높여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전 위원장은 "산은민영화의 소유구조에 대한 청사진은 갖고 있지 않지만, 원만하게 민영화를 추진하기 위해 중국의 공상은행처럼 외국계의 국제 신망도가 높은 전략적 지분을 CIB로 들어와 주면 밸류에이션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이어 전 위원장은 "재벌이 산은민영화에 들어오는 것은 현재로서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연기금은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전 위원장은 "산은 민영화는 쉽지 않다"며 "민영화 과정에서 신용등급이 낮아지는 문제나 시장에서의 우려를 최소화하면서 빠른 시일 내에 그룹 전체가 가치를 높여가 시장의 신뢰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 위원장은 "무엇보다 경영을 제대로 해 국제적으로도 경쟁력 있는 CIB로 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경영상의 도전을 잘 헤쳐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전 위원장은 "세계적인 IB로 가려면 국제적인 네트워킹이 중요한데, 외국에 나가 Pre-IPO를 하는 과정에서 네트워크를 갖추게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전 위원장은 외환은행이 펀드로 넘어가는 것처럼 산업은행도 그렇게 되는 것 아니냐는 참석자의 우려에 "산업은행 케이스에서는 그것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다"며 "그렇게 된다면 시장에서 결정할 사안이지만, 우리나라 은행과 합쳐질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말했다.
이날 지정토론에 나선 이건호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산은 민영화 과정에서 안정적 경영을 위해 정보 보증이 필요하지만, 산은의 경영성과에 대한 보증은 재고해야 한다"며 "민영화가 진행되면서 손실보증이 민간 주주에 대한 특혜로 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 위원장은 "민영화 과정에서 투자자들이 불필요한 우려가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이밖에 그는 금산분리와 관련 사금고화 방지대책에 대해 "과거와 달리 경영이 투명해졌기 때문에 사금고화가 일어날 가능성은 적지만, 대주주 여신과 관련된 감독을 철저히 하고, 내부경영시스템을 강화하고 지배구조 개선이 전제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전 위원장은 몇 달 전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발언의 배경을 묻는 참석자의 질문에 "금리 인하, 인상 문제는 경기인식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고, 물가가 올라가는 것을 혈압이 올라가는 것으로 보면, 혈압과 출혈중 어떤 것이 더 중요한가에 따라 달라진다"고 밝혔다.
전 위원장은 "혈압이 더 높다면 출혈을 멈추는 것보다 혈압을 낮추는 게 더 중요하지 않겠는가"라고 덧붙였다.
전 위원장은 "금융위원장은 금융시장의 안정적인 성장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즉 금융정책을 담당하는 부처에서 금리의 변화라는 것은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이슈라 아주 은유적인 표현으로 말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