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관 발령장을 액자에 고이 넣어 '가문의 영광'으로 오랫동안 간직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사무관 내정자들은 대통령 직인이 찍힌 사무관 발령장을 받기 전까지는 '내정'상태입니다. 발령장을 받아야 비로소 정식 5급 사무관이 됩니다.
그 전까지는 사무관급 보직(본·지방청 계장, 일선 세무서 과장)을 받더라도 발령장을 못 받았다면 공식 대우는 사실상 6급 세무주사 대우를 받게 됩니다.
국세청은 지난해 8월과 12월 두 차례에 걸쳐 6급 세무주사 176명을 사무관으로 승진 내정했습니다. 이후 국세청은 인사를 통해 지난해 승진 내정된 176명 대부분을 사무관급 보직에 앉힌 상태입니다.
그러나 이 가운데 불과 17명만이 발령장을 받아 정식 사무관 반열에 올랐지만 나머지는 수 개월 동안 발령장을 받지 못한 채 '속앓이'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들이 사무관 발령장을 받지 못한 채 '6급 세무주사' 대우를 받고 있는 이유는 '정권'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이명박 정부가 수립되면서 전 부처 '승진인사 동결'이라는 뜻하지 않은 암초를 만났기 때문입니다.
다만 지난해 8월 내정을 받은 사무관들 중 17명은 승진인사 동결 방침이 떨어지기 직전, 일부 사무관급 보직 공석이 발생하면서 지난해 말 정식 발령장을 받는데 성공했습니다.
다른 이들이 수 개월 동안 발령장을 받지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억세게 운 좋은 '케이스'에 속하는 셈입니다.
물론 과거에는 1, 2년 이상 사무관 내정상태에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있었지만 최근 몇 년 동안은 사무관 내정이후 정식 발령장을 받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들의 입이 삐죽 튀어나올 수밖에 없겠지요.
이들 예비 사무관(내정자)들은 현 정부의 승진인사 동결령이 풀리기 전까지는 6급(세무주사)으로 5급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게다가 승진인사 동결령이 언제 풀릴지 '기약'도 없다는 것도 이들에게는 '악재'입니다.
일각에서는 하반기에 풀릴 것이라는 희망찬 전망도 나오지만 최악의 경우 연말까지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 예비 사무관은 "업무에 따른 책임은 5급 사무관에 준한다는 점에서 업무의 효율성 측면에서라도 승진인사 동결은 하루 빨리 풀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