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직위 공모 폐지…'공공기관운영법' 하반기 개정
정부가 공공개혁의 일환으로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의 임원 선발절차를 전면 개편하는 방안을 추진중인 것으로 11일 알려졌다.
이는 새 정부 출범초 공기업 `인적쇄신' 작업이 참여정부 인사 등 기득권층의 조직적 저항으로 차질을 빚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로, 이를 둘러싼 신구 세력간 대치가 한층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현행 `공공기관운영법'(이하 공운법)에 따른 공기업 임원 선발제도에 낭비적 요소가 많다는 지적에 따라 연내 개정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준비작업을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기획재정부를 중심으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올 정기국회에서 개정안을 통과시킨다는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추진중인 개편안의 핵심은 공공기관 임원 선발에 소요되는 시간과 절차를 줄여 로비 가능성을 차단하자는 것.
현행 공운법에 따라 공기업 임원이나 감사에 대한 공모를 실시할 경우 후보자 모집, 임원추천위원회 심사 및 추천, 공공기관 운영위원회 심의, 인사검증을 거쳐 최종 임명할 때까지 통상 2개월 이상 걸리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정치권 줄대기'나 기득권층의 간섭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특히 공모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경영공백이 심각한 데다 심사과정에서 적임자가 없을 경우 다시 똑같은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또 기관의 성격이나 직위의 특성에 관계없이 일률적인 선발 규정을 적용함으로써 공공성 확보 차원에서 정치적 고려를 통해 임원을 선발하는 경우 `무늬만 공모'라는 비난을 초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공공기관별, 직위별로 임원 선발절차를 차별화하는 한편 전반적인 선발절차를 간소화하기로 했으며 특히 일부 직위에 대해서는 공모제를 폐지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현재 공공기관의 임원추천위가 주로 참여정부 시절 선임된 이사들로 구성돼 원활한 선발절차에 걸림돌이 된다고 보고 이에 대한 대책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305개 공공기관 가운데 기관장 인사수요가 발생한 기관은 200개로, 이 가운데 이달초까지 선발절차가 마무리된 곳은 22개에 불과하다"면서 "참여정부 인사들이 `임기 보장'을 주장하며 조직적으로 반발하고 있는 데다 선발과정에서 로비가 심해 전면적 제도 개편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코드인사'를 위한 것이라는 비판이 예상되나 새 기관장이 임명되기까지 전 과정을 공개함으로써 이런 우려를 불식시킬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