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촉진비 상한 설정, 업체간 출혈경쟁 막아 요금인하 유도
핸드폰 구입비용을 지원하지 못하도록 한 것을 피하기 위해 이동통신업체들이 판매수수료 등의 명목으로 수조원대의 돈을 대리점에 지급하고, 대리점이 고객에게 보조금을 지원해왔던 행위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감사원은 12일 "이동통신업체들이 대리점에 준 수수료를 판매촉진비로 원가에 넣어 모든 가입자에게 부과되는 요금에 전가시키고 있었다"며 "이를 막기 위해 원가에 포함시킬 판매촉진비의 상한을 두도록 방송통신위원회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F, LG텔레콤 등 3개 이동통신사업자들은 2004년부터 2007년까지 매년 2조5843억원∼5조1144억원 규모의 판매촉진비를 지출했다.
감사원은 "이동통신 3개 업체가 작년 지출한 판매촉진비 5조1144억원은 영업비의 29.7%에 해당하며,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제시한 적정 판매촉진비 12%보다 17.7%높아 3조492억원이 과다하게 지출된 것"이라며 "이용자의 요금에 전가돼 통신비부담을 가중시켰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과도한 판매촉진비 문제를 막기위해 '정보통신사업 회계분리기준'에서 정통부가 판매촉진비의 상한선을 정할 수 있도록 하고, 상한선을 넘기는 비용은 원가에 포함시키지 못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통부는 판매촉진비 상한선은 설정하지도 않고 통신위원회가 일부 대리점의 불법 단말기보조금 지급행위를 조사해서 과징금 부과조치만 반복하고 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그 사이 이동통신업체들은 매년 판매수수료 지출을 크게 늘려 작년 한해만 판매수수료로 4조1613억원을 대리점에 지급하고, 이를 불법 단말기보조금 지급재원으로 활용하도록 '정책표'까지 배포하는 등 요금인하보다는 보조금으로 가입자 확보에 경쟁하고 있었다는 것.
감사원 관계자는 "이동통신업체들도 요금을 낮추고 싶지만 경쟁업체가 보조금을 지급하니 어쩔 수 없이 출혈경쟁을 하는 상황이었다"며 "원가에 포함시킬 수 있는 판매촉진비 상한이 정해지면, 출혈경쟁이 줄어들어 요금인하 효과로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