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법 개정으로 형평성에 문제
지난해 국민연금법이 개정돼 연금 지급기준이 조정되면서 고소득 자영업자들은 소득을 축소신고할수록 낸 보험료 대비 받는 연금액의 비율(수익비)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이고 순연금액도 많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금도 만연하고 있는 의사, 변호사 등 고소득 자영업자들의 소득 축소신고를 더 부추기는 것으로 전체 국민연금의 재정악화를 막고 연금의 형평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영업자들의 소득파악을 강화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17일 한국재정학회에 따르면 감사연구원의 김상호 경제재정팀장(관동대 교수)은 최근 발간한 '국민연금법 개정의 재정안정화 효과' 보고서에서 2007년 국민연금법이 개정된 후에는 자영업자들이 소득을 축소신고할수록 받는 연금에서 자신이 낸 보험료를 뺀 순연금액도 늘게 됐다고 밝혔다.
국민연금법이 개정되기 전에는 소득 축소신고시 수익비는 올라갔지만 순연금액은 소폭 줄었기 때문에 축소신고가 연금 재정에 미치는 악영향은 없었다.
김 교수는 이 분석을 위해 ①모든 지역가입자가 국민연금공단에 실제소득을 신고하는 경우 ②지역가입자들이 실제소득에 비해 27%를 낮춰 신고하는 경우 ③지역가입자가 소득을 50% 낮춰 신고하는 경우 등 3가지를 상정, 은퇴 직후 완전노령연금을 받을 때의 수익비와 순연금액을 계산했다.
분석모델 ②의 경우에서 지역가입자들이 27%를 낮춰 신고하는 것으로 상정한 것은 지난 2004년 국민연금연구원이 2천400명의 지역가입자 표본을 대상으로 소득신고 현황을 조사한 결과 신고소득은 실제소득의 72.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보고서에서 지역가입자의 평균 월소득액의 2배를 올리는 고소득 자영업자들은 20년 가입, 30년 가입, 40년 가입한 경우 모두 소득을 낮춰 신고할수록 수익비나 순연금액이 더 높아지고 많아졌다고 밝혔다.
20년 가입시 실제소득을 그대로 신고한 경우에는 수익비가 1.27, 순연금액이 1천942만원인 반면 27% 축소신고할 때는 수익비 1.39에 순연금액은 2천57만원이었다. 또 50% 축소신고하면 수익비는 1.59, 순연금액은 2천153만원으로 더 올라간다.
가입기간이 더 늘어나도 마찬가지로 30년 가입자의 경우 실제소득 신고시 수익비가 1.20, 순연금액 2천147만원이지만 27% 축소신고시 수익비가 1.31, 순연금액 2천477만원, 50% 축소신고시 수익비 1.50에 순연금액은 2천755만원이 된다.
김 교수는 "법 개정에서 비롯되는 이 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고소득 자영업자의 소득파악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지난해 4월을 기준으로 지역가입자의 평균 신고소득이 직장근로자의 60%에 불과한 것은 자영자 소득파악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할 필요성을 잘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어 "소득이 투명하게 드러나는 직장가입자가 지역가입자에 대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고 있으며 이것이 국민연금 제도를 불신하게 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형평선 왜곡을 최소화하고 재정안정에 기여하도록 함으로써 국민연금 제도에 대한 국민의 수용성을 높이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