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 이즈베스티야가 경기 직후 2천862명의 러시아 국민을 상대로 `스웨덴전 승리의 주역이 누구냐'를 묻는 인터넷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43%가 히딩크 감독을 꼽았고, 28%가 젊은 선수들의 야심과 애국심이라고 답했다.
해외 언론도 러시아 축구팀의 승리의 원천을 히딩크 감독이라며 히딩크 감독을 한컷 치켜세웠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히딩크 감독의 정신 속 내적 열망이 `긴장된 음모'를 창조해 낸다"면서 "21일 러시아와 8강전에서 맞붙는 네덜란드는 그를 경계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런가 하면 코메르산트는 스웨덴과의 16강전 시청률이 러시아에서 한때 최고 `인기'였던 푸틴 전 대통령의 신년 국정 연설 방송 보다 더 높았다며 이는 러시아 축구팀과 히딩크 감독에 대한 인기를 반영한 것으로 보도했다.
TNS 갤럽 미디어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18일 러시아 국영 TV `로시아'가 생중계한 스웨덴과의 16강전 시청률이 67%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4년간 러시아에서 방영된 모든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임기 내내 러시아 국민 사이에 70%의 이상의 지지도를 기록한 푸틴 전 대통령의 신년 연설 방송 시청률도 지난 5년간 65%를 넘긴 적은 없었다.
히딩크 감독은 지난해 유로2008 대회 조별 예선 때 탈락위기에 몰린 러시아를 구사일생 본선에 진출시키면서 러시아 국민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고 구 소련 붕괴 이후 쇠락의 길을 걸어온 러시아의 축구붐을 다시 일으켰다.
당시 푸틴 전 대통령은 `국민과의 대화'에서 공개적으로 그에게 감사의 인사를 보내기도 했다.
특히 한국과 인연이 깊은 히딩크 감독은 현재 삼성전자 구주총괄본부 러시아 지역 휴대전화 CF모델로 러시아 전역 광고판에 자신의 얼굴을 드러내면서 러시아에서는 삼성 휴대전화 만큼 그도 유명세를 타고 있다.
러시아 국민들은 20년만에 8강에 진출한 이번 대회에서 히딩크 감독이 4강 이상의 성적을 내 `국민 영웅'으로 탄생할 수 있을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러시아는 21일 스위스 바젤에서 C조 1위로 히딩크 감독의 고향인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와 준결승행 티켓을 놓고 다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