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세 체납자에 분납통한 신용회복 기회 제공..57명 신용불량 굴레벗어
"지방세를 내지 못해 신용불량자로 등록된 체납자들은 경제활동을 재개할 수 있고 부산시는 징수 가능성이 거의 없는 세금을 받아 재정에 보탬이 되니 `상생 행정'의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부산시가 지방세를 체납해 신용불량자로 등록된 사람들에게 분납(分納)을 통해 신용불량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부산시는 올해 3월에 처음으로 체납 지방세의 분납을 통한 신용회복 제도를 도입한 결과, 지금까지 57명이 신용을 회복해 경제활동을 재개할 수 있게 됐다고 22일 밝혔다.
이 제도는 500만원 이상의 지방세를 내지 않고 있는 고액 체납자들을 대상으로 한다.
체납자가 일정기간을 정해 밀린 세금을 나눠서 갚겠다는 분납 계획서를 제출하고 체납액의 3% 이상을 먼저 납부하면 신용불량에서 해제시켜 주는 것이다.
사업을 하다 부도가 나 지방세 1천200만원을 체납한 Y씨의 경우 우선 50만원을 먼저 내고 내년에 매월 100만원씩을 갚겠다는 분납계획서를 제출해 신용불량에서 벗어났고 3천900여만원을 체납한 M씨는 400만원을 먼저 내고 나머지는 10개월간 분납하는 조건으로 신용을 회복했다.
부산시는 500만원 이상의 지방세를 1년 이상 내지 않을 경우 전국은행연합회에 체납정보를 제공, 신용불량 등록을 하고 있는데 한번 등록된 개인과 법인은 체납세금을 모두 낼 때까지 해제가 되지 않아 신용카드 사용이 중지되는 등 사실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진다.
그러나 신용불량 등록 제재가 세금징수 효과는 높지 않은 반면 당사자에게는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불가능하게 제약해 `회생기회'마저 박탈하는 부작용을 낳고 이는 결과적으로 밀린 세금을 받아낼 가능성을 더욱 떨어뜨리게 된다는 것이 부산시의 판단이다.
실제로 지난 해 부산시는 214억원의 지방세를 내지 않고 있는 518명의 체납자를 신규로 신용불량 등록했지만 46명으로부터 7억원을 받아내는데 그쳐 징수율이 3.3%에 머물렀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경제적으로 재기하려는 의지가 있는 체납자에 대해서는 밀린 세금을 분납하는 조건으로 신용불량에서 해방시켜 줘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그들이 돈을 벌어서 세금을 내도록 하는 것이 서로에게 도움이 된다고 보고 이 제도를 도입했다.
지금까지 분납계획서를 내고 신용불량에서 벗어난 59명이 부산시에 낸 지방세는 모두 2억7천900여만원에 이른다.
부산시는 이들이 분납약속을 성실하게 이행하면 앞으로 2년 내에 적어도 15억원 이상의 체납세를 받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산시는 앞으로 다른 고액 체납자들도 분납을 신청하면 심사를 통해 적극적으로 신용회복을 통한 경제활동 재개의 기회를 준다는 방침이다.
송성재 부산시 체납세정리팀장은 "이 제도는 사업실패 등으로 일시적인 어려움에 처한 시민들이 신용을 회복하고 경제활동을 재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체납자들이 경제적으로 회생하면 본인은 물론 부산시에도 이익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