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난방용 보일러를 돌리는데 사용되는 등유를 수송용 차량연료로 전용해 사용할 경우 판매자뿐 아니라 사용자에게도 50만원에서 최고 3천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안이 시행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석유 및 석유대체연료 사업법 일부 개정안을 최근 입법예고하고 국회가 개원하는 대로 제출해 통과하면 시행할 예정이다. 개정안은 관련 절차를 모두 거칠 경우 이르면 올해 말이나 늦어도 내년 초에는 시행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개정안은 석유판매업자가 등유 등 차량용 연료가 아닌 석유제품을 차량에 공급하는 행위뿐 아니라 사용자가 등유 등을 구매한 후 차량연료로 사용하는 행위도 금지 대상에 포함했다.
지금까지 유사 휘발유나 유사 경유를 팔거나 사용할 경우 판매자와 사용자에게 과태료 처분을 내릴 수 있었지만, 난방용 연료인 등유를 수송용 연료를 사용할 경우 제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없었다.
실제로 전 세계적인 초고유가로 경유값이 폭등하면서 등유를 경유로 불법 전용하는 행위가 잇따르고 있다.
석유품질관리원이 올 들어 전국 주유소와 대리점 등 석유판매업소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단속에서 4월 현재까지 등유를 섞은 경유를 팔거나 등유를 팔아놓고 경유를 판 것처럼 영수증을 거짓으로 꾸민 곳이 22군데나 적발됐다.
또 겨울 등 계절적 수요가 사라졌는데도 불구하고 등유 소비량이 크게 늘어 등유가 경유로 전용되고 있다는 관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5월 석유제품의 전체 소비량은 6천402만4천 배럴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4% 감소하는 등 7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지만 등유 소비량은 급증세를 보였다.
5월 보일러 등유와 실내등유는 각각 작년 동월 대비 63.8%, 47.4% 증가했으며 올 들어 5월까지 누적 소비량도 각각 34.3%, 10.7% 늘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개정안이 시행되면 등유를 차량용 연료로 사용하는 행위에 대한 단속이 가능하고 적발될 경우 사용자도 과태료 처분을 받게 돼 불법전용 행위가 많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