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지난 17일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안된다"고 소비세 인상 강행 방침을 시사한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23일 기자회견에서 "2, 3년 후나 긴 범위에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세 인상 시기에 대해 말을 바꾼 것이다.
이는 그의 '결단' 발언 이후 야권은 물론 여권내에서도 이에 대한 반대론이 급물살을 탄데 따른 것으로 보이지만 만 1주일도 안돼 조세 행정은 물론 국민생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소비세에 대한 입장을 번복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체면을 구긴 것이다.
후쿠다 총리의 결단 발언 직후 다케베 쓰토무(武部勤) 자민당 전 간사장은 "철저한 구조개혁이 급선무다. 공무원들의 불상사가 계속되는 가운데 증세 논의를 할 수 있겠느냐"고 반발했고 공동 여당인 공명당의 기타가와 이치호(北側一雄) 간사장도 "인상 시기나 인상폭에 대해 사전에 국민의 이해를 구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제 1야당인 민주당의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대표는 23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자리에서 후쿠다 총리의 결단 발언에 대해 "관청으로부터 돈이 없으니 어쨌든 (세율을) 올려야 한다는 말을 들은 모양"이라고 빈정거리는 식의 발언으로 평가절하했다.
후쿠다 총리는 이날 회견에서 "세출 개혁을 철저하게 해서 낭비되는 세금을 제로화 하는 방안도 있다. 경기가 어떻게 될지 무시할 수 없는 문제다. 이런 점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있다"라고 소비세 인상 연기 배경을 설명했다.
일본 정부내는 재정 상황 악화 등을 감안해 현행 5%인 소비세를 10%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늦어도 내년도에 실시될 중의원 선거에서 유권자들의 표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지역구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가 강하게 제기돼 논의가 진전되지 못해왔다. 지난해에도 참의원 선거를 의식해 같은 상황이었다.
한편 후쿠다 총리는 개각과 관련해서는 "가장 중시하고 있는 것이 정책 실행이다. 그 정책이 어떤 상황인지, 종합 평가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리고 나서 어떤 태세를 취할지 말지를 생각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적어도 7월 하순에서 8월 초순으로 예정돼 있는 내년도 예산안 편성 기준 책정 때까지는 개각을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은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