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형 회계사회장, "연대책임→비례책임 도와달라" 건의
금감원, "투자자 보호 때문에 할 수 있는 게 없어"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25일 외부감사 대상을 축소하는 것에 대해 "감사 대상이 되는 중소기업에서 불만이 팽배해 어느 정도 완화(축소)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밝혔다.
최용수 금감원 공보국장은 이날 김종창 금감원장이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회계법인 및 공인회계사회 간부 17명과의 오찬간담회 후 실시된 브리핑에서 외감대상 축소에 문제가 있다는 업계들의 요구에 김 원장이 이같이 말했다고 밝혔다.
최 국장은 "업계에서는 정부에서 최근에 외부감사제도를 규제로 판단하고 규제 완화차원에서 외감대상 기업을 축소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며 "회계감사는 경제활동의 인프라라는 측면에서 감사 대상기관을 줄이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회계업계는 현행 감사 대상기관을 그대로 유지하거나 새로운 국제 외부감사의 의무와 제도를 도입한 점에 맞춰 근본적으로 외국사례를 조사해 재검토하든지 둘 중의 하나를 검토해달라고 요구했다.
김 원장은 "이 부분에 대해 정부의 검토가 상당히 진전된 것 같다"며 "관련 부처인 금융위에서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최 국장은 "감사반연합회에서는 감사반연합회 소속 회계사가 1200명 정도, 감사반이 300여개로 한 감사반이 3~4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외감대상이 축소되면 총 수익의 30~40%가 줄어든다"며 "차후에는 감사반당 30~40명으로 대형화 조직화 형태로 운영할테니 감사반에 대해 인센티브를 달라는 건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권오형 공인회계사회 회장은 "현행 외감법상 소송제도가 일반 민사소송과 비교해 연대책임을 지도록 돼 있어 회계법인만 불리하게 돼 있는 제도"라며 "연대책임을 비례책임으로 도입하는데 적극 도와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금감원 관계자는 "민사소송 개정은 공인회계사회의 숙원 사업으로 전 정부 때 국회에 상정됐다가 기업 투자자 입장에서 투자자 보호에 역행하는 문제가 있어 국회 심의과정에서 연대 책임제가 보류된 상황"이라며 "금감원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답변했다.
이와 함께 업계에서는 외국의 경우 회계감사를 하는 방법이나 프로세스를 중시하는데 비해 우리 감독당국은 회계처리 결과에 대해 집중한다는 불만을 제기했다.
최 국장은 "업계는 회계품질관리에 대해 회계법인이 책임지고, 회계처리결과에 대해서는 기업 회계책임자와 기업이 함께 책임을 지는 제도로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요구했다"전했다.
아울러 국제회계기준(IFRS) 도입에 대비해 회계사 선정 기준을 완화해 회계사를 더 많이 합격시켜달라는 요구도 나왔다.
감독원은 작년부터 절대평가제에서 부분합격제로 바뀌었는데, 작년에는 830명의 회계사를 합격시킨 상황. 금감원 관계자는 "부분합격제로 바뀌어 수급에는 차질이 없다"며 "올해 최소 선발예정인원은 800명이지만, 전과목이 모두 60점 이상이면 이보다 더 많은 합격자가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분합격제는 회계사 시험 전 과목에 대해 60점 이상을 받아야 하는데, 60점을 넘지 못한 과목에 대해 다음연도에 한해 다시 시험을 치러 60점을 넘게 돼 전 과목이 60점을 넘으면 회계사 시험에 합격시켜주는 제도.
이밖에 최 국장은 "민원 질의 회신 사항에 대해 신속하게 답변해 달라는 업계의 요구와 감독원에서 준비중인 중소회계법인의 '품질관리 필수항목'에 인력조직이 열악한 부분을 감안해 달라는 요구가 나왔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는 권오형 회계사회 회장을 비롯해 안경태 삼일회계법인 등 빅4 대표와 중형회계법인 대표 3명, 소형회계법인 대표 4명, 감사반연합회 1명 등 총 17명이 참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