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5000억원 초과기업 유효세율 13.7% 불과
조세硏 "대기업 세무행정 강화 필요"
자산규모가 1000억원을 넘는 거대기업일수록 법인세 유효세율이 낮아진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이러한 결과는 거대기업들이 다양한 인적·물적자원을 이용해 조세부담을 줄이기 위한 노력 때문이지만, 불법적인 조세회피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국세청 등 과세당국이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병목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은 26일 재정포럼에 기고한 '법인세 부담 구조분석' 연구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기업의 법인세 유효세율(법인세차감전 순이익에 대한 세액의 비율)은 2000년 20.3%에서 2005년에는 14.6%로 5.7%P 낮아졌다.
자산규모별 법인세 유효세율(2005 귀속소득 기준)은 자산 5억원 이하 법인이 2.7%로 가장 낮았으며 ▲10억원 이하 9.6% ▲20억원 이하 11.9% ▲50억원 이하 14.4% ▲100억원 이하 15.1% ▲200억원 이하 14.7% ▲500억원 이하 16.5% ▲1000억원 이하 25.8% 등으로 나타났다.
자산규모가 클수록 유효세율이 높아지는 양(+)의 상관관계를 보이고 있는 것.
그러나 자산규모가 1000억원을 초과하는 법인들의 경우 유효세율이 오히려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자산 1000억원 초과 5000억원 이하 법인의 유효세율은 18.8%로 낮아졌으며, 5000억원 초과 법인의 유효세율은 13.7%에 불과했다.
전 연구위원은 "가장 자산규모가 큰 5000억원 이상 기업의 유효세율은 자산 20억~50억원 기업집단과 유사한 부담"이라며 "이러한 결과는 일정규모 이상의 대기업들이 다양한 인적·물적자본을 이용해 조세부담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즉 일정 자산규모 이하 기업의 경우 자원투입의 한계 등으로 조세부담보다는 기업성장에 초점을 두는 반면, 1000억원 자산 이상의 대기업은 법인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체계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전 연구위원은 "기업규모별 유효세율 차이는 향후 법인세제 운영에 있어 거대기업의 조세회피 문제가 중요한 정책과제로 대두될 수 있다"며 "자산규모 1000억원 수준이 조세회피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하는 기업성장 단계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그는 "낮은 세무조정효과가 적법한 노력에 의한 것이라면 기업의 절대적 세부담 수준을 낮추고 투명하게 제도를 개선해야 할 것"이라며 "만약 조세회피 노력이 불법적인 것이라면 대기업에 대한 세무행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기업회계와 세무회계의 큰 차이는 투자사업의 투명성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투자에 장애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전반적으로 기업의 유효세율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세무조정에 정책적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