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26일 `쇠고기 고시' 발효 이후 수세적 방어에서 적극적 공세로 방향을 전환, 민심 달래기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더 이상 좌고우면하는 모습을 보였다간 `제2의 쇠고기 파동'이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쇠고기 고시 게재까지 이뤄진 상황에서 정면 돌파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절박감도 엿보인다.
당장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는 MBC `PD수첩'이 지난 4월29일 방영한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의 오역.왜곡 논란에 대한 집중 성토가 쏟아졌다.
이는 한미간 쇠고기 추가협상 이후에도 일부 언론과 인터넷 등에서 퍼지고 있는 광우병에 대한 근거없는 우려와 각종 설(說)이 유포되고 있는 데 대한 적극적 대응 의지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회의에서 "언론의 생명은 진실보도에 있는 데 `PD수첩'에서 광우병 왜곡보도를 했다"면서 "이 보도내용을 보고 촛불시위 현장에 나온 사람들이 굉장히 많다고 하는데 허무맹랑한 보도라는 게 밝혀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수사를 하고 있는 만큼 조속히 수사를 해서 명명백백한 진실을 밝히고 일벌백계로 처리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임태희 정책위의장도 "`PD수첩' 문제는 공중파 방송의 치명적 과오라고 생각한다"면서 "결자해지 자세로 응분의 책임있는 조치가 있어야 하며 무조건 사과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정병국 홍보기획본부장은 "`PD수첩'의 왜곡보도는 국민을 광우병 공황상태에 빠지게 했다"면서 "제작진에게는 상응한 응분의 책임이 따라야 하며, 해당 방송사는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책 마련을 해야 한다"고 했다.
한나라당은 또 정부가 고시 게재를 강행할 경우 `강력한 국민적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며 국회 등원을 거부하고 있는 통합민주당 등 야3당에 대한 압박작전도 병행했다.
홍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쇠고기 고시 강행을 국민과 야당에 대한 제2의 선전포고라고 하는데 강행을 한 것이 아니라 순행을 한 것"이라며 "제헌의회 이래 국회가 의장단을 뽑지 못하는 부끄러운 첫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압박했다.
그는 "어제 가축전염병예방법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국회에 들어와 쇠고기 특위도 만들고 긴급현안질의도 하자고 제의했다"면서 "밖에 앉아서 억지를 부리는 것은 법치주의, 의회주의를 정면으로 무시하는 폭거"라고 했다.
당 고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정부의 추가협상이 문제가 있다면 대안을 내놓으면 될 것"이라며 "야당은 솔직히 전당대회 전까지 못들어간다고 하는 게 맞지 이런저런 요구만 하면서 버티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쇠고기 고시' 발효 이후 민심의 향배가 정국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촉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은 쇠고기 추가협상 이후 촛불집회가 다소 수그러드는 조짐을 보이면서 일반 국민에게는 수입 쇠고기 본질을 적극 알리고 시위대에 대해서는 엄정 대처하는 `분리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은 이에 따라 쇠고기 안전성을 담은 당보 100만부를 제작해 조만간 당원과 일반 국민들에게 배포하고 소속 의원들에게 지역구민을 상대로 쇠고기 고시 게재의 불가피성을 설득하는 등 대대적인 홍보전에 나설 계획이다.
핵심 당직자는 "촛불시위가 주말에 더 세질 수 있을 것 같다"면서 "국무총리가 고시를 지금 할 수 밖에 없는 이유 등을 설명하는 담화문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추가협상 뒤 쇠고기 협정을 전면 백지화하지 않고는 극단적인 시위대를 설득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일반 국민은 이 정도면 됐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국민을 상대로 홍보를 해나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