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빈 삼성생명 회장은 2일 제 1차 삼성 사장단협의회에서 "복합적 위기 상황 돌파를 위한 사장단 분발"을 당부했다.
삼성에 따르면 이 회장은 이날 서울 태평로 삼성본관 28층에서 열린 제 1차 삼성 사장단협의회에서 "현재 삼성은 이끌어 줄 선장도 방향타도 없이 각 사가 독립적으로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살아 남아야 하는 복합적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삼성은 이건희 전 회장 퇴진, 전략기획실 해체로 7월1일 계열사 독립경영이라는 새로운 경영체제가 출범한 뒤 이날 처음으로 사장단협의회를 열었다.
삼성 사장단협의회는 계열사 독립경영 체제로 전환하면서 계열사 차원에서 논의할 수 없는 그룹 공통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만들어졌으며 종전의 수요 사장단회의가 확대, 개편됐다.
협의회는 대외적으로 삼성을 대표하는 이 회장의 주재로 '사장단 협의회 운영방안'에 대한 토론과 이 회장의 당부로 약 1시간 가량 진행됐다.
이 회장은 현재 삼성이 처한 위기상황을 ▲ 이건희 전 회장의 퇴진과 전략기획실 해체로 인한 '리더십의 위기' ▲ 10년, 20년 후에 무엇으로 먹고살지 하는 '미래 먹거리의 위기' ▲ 특검으로 인한 그룹의 대내외 이미지 훼손 및 그에 따른 '삼성 브랜드의 위기'라고 규정했다.
이 회장은 "과거의 위기는 이건희 전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과 전략기획실의 가이드로 그룹 전체가 힘을 합쳐 이겨낼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렇게 하기가 어렵게 됐다며 "사장단이 새로운 각오와 책임감으로 한층 더 노력해서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켜 주길 부탁 드린다"고 말했다.
사장단협의회는 이날 이 협의회의 성격을 그룹 공통의 현안을 협의하는 기구로 규정했다.
구체적인 사업이나 특정 현안을 결정하는 '의사결정기구'는 아니라는 것이다.
협의회의 참석 인원은 종전과 비슷하게 각 관계사 사장단 약 40여명으로 했고 '사장단회의'와 마찬가지로 매주 수요일 개최키로 했다.
삼성 관계자는 사장단협의회를 격주로 하자는 의견도 일부 있었으나 복합적 위기상황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사장단이 자주 머리를 맞대고 숙의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 매주 개최키로 했다고 전했다.
회의 주재는 이 회장을 비롯 이윤우 부회장, 이기태 부회장 등 회장단이 하며 이 회장이 회의에 참석하지 못할 경우 이윤우 부회장이 주재하는 등 회장단 서열순으로 하기로 했다.
이날 협의회는 그룹 공통현안이 안건으로 상정되지 않았으며 전날 밤늦게까지 진행되면서 이건희 전 회장이 진술도중 울먹이기도 했던 '삼성 재판'으로 인해 다소 침울한 분위기속에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