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직원을 왜 그쪽으로 보냅니까?", "축하드립니다. 원하는 대로 가셨네요"
2008년 7월4일, 전국 일선세관은 희비가 교차하는 인사말로 정신 없는 하루를 보냈습니다. 오는 7일자로 전보된 관세청 6급이하 직원들과 본부세관별 산하세관 6급이하 직원들의 전보인사가 단행됐기 때문입니다.
6급이하 전보인사의 경우 관세청 본청에서 본부세관별로 이동하는 범위까지 정해주면 본부세관에서 다시 인사위원회를 열고, 구체적으로 어느 과로 이동할지, 또 어느 일선세관으로 갈지를 결정하게 됩니다.
이날 서울본부세관에서도 인사권자인 태응렬 세관장을 비롯해 국장들과 각 산하세관장들이 모여 인사위원회를 열고 직원들의 인사이동을 결정했습니다.
이날 인사는 관세청 본청을 비롯해 전국 본부세관과 산하세관에서 전체 관세청 직원 4500여명중의 약 40%가 이동하는 대규모 정기인사였습니다. 그만큼 원하는 자리로 간 사람도 많고, 원치 않는 자리로 이동한 사람들도 많습니다.
서울에 있다가 저 멀리 강원도 속초로 간 사람도 있고, 또 대전으로, 부산으로, 인천으로…, 전국 각지로 이동하는 직원들로 전국 세관복도는 아우성(?)이었습니다.
좋은 곳으로 원하는 곳으로 잘 갔다고 축하해 주는 사람도 있고, 다소 원치 않는 곳으로 발령을 받아서 시무룩해 있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인사권에 영향을 끼친 사람들도 맘은 편치가 않습니다. 원칙대로 한다고 했지만 좋은 결과를 얻은 사람이 있다면 나쁜 결과를 얻은 사람도 있게 마련이니까요.
국장들과 운영과장의 전화기는 하루종일 쉴 틈이 없었습니다. 감사와 안부전화는 물론 항의에, 불만을 터뜨리는 직원들의 전화가 끊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동이 되는 당사자가 아닌 사람들의 불만도 있습니다.
직속 상관인 과장들은 유능한 직원들을 다른 과로, 다른 세관으로 뺏기지 않으려는 마음이 굴뚝같지만, 정작 본인이 1지망으로 다른 부서를 희망했다면 어쩔 수 없는 노릇이지요.
나이 지긋한 한 세관 직원은 과거 십수년전 인사를 떠올리며 "예전에 속초로 발령 난 한 친구는 너무 억울해서 대관령 고개를 넘다가 사표를 던진 적도 있다"며 "공직이라는 게 항상 좋을 수만은 없지만 갑작스레 가족을 두고 외지로 가게 되면 누구나 답답해하기 마련"이라고 회고했습니다.
취업난과 경제난 속에 가장 각광받는 직장 중의 하나가 공무원이지만 인사 때가 되면 이들도 생존을 위해 발을 동동 구르고 그렇게 하는가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