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5대 투자은행 가운데 이미 3개가 무너졌고,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현재의 금융 위기는 100년에 한 번 올 수 있는 사건으로 위기가 해결되기 전까지 더 많은 미국의 대형 금융사가 문을 닫을 수 있다”고 경고할 정도로 세계 금융시장이 위기에 처해 있다.
현재와 같은 금융 위기 상황에서 자산 보유자들은 현금유동성 확보나 투자대상 변경 등의 이유로 현재의 자산 배분에 변화를 주고자 한다. 이러한 변화과정에서 약방에 감초처럼 ‘세금’문제가 빠지지 않는다.
우리 나라의 경우 2000년 중반 이후 부동산 가격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부동산 관련 세금이 급격히 강화된 상황이므로 자산 배분 조정과정에 부동산이 포함되어 있다면 반드시 세금문제를 사전에 검토해야 한다.
특히, 9∙1 세제개편(안)은 주택과 토지의 매도∙매수시점에 따라 세부담이 급격한 차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자산 보유자 또는 구매자의 의사결정에 주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고, 그 영향력이 부동산 시장에 반영되어 나타나고 있다.
세계 금융시장 위기와 국내 부동산 시장 침체 등의 영향으로 주택 매물이 쌓여가고 있었는데, 9∙1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강남지역 등에서 고가주택 매물을 회수하여 매도 시점을 내년 이후로 연기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그 원인은 1세대 1주택 비과세 요건 중 고가주택 기준이 양도가액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상향 조정한다는 내용이 세제개편(안)에 포함되어 있고, 이외에도 장기보유특별공제혜택이 매년 4%인상에서 8%인상으로 상향 조정되고, 양도소득세 과표구간 상향 조정과 세율이 2(3)% 인하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어서 세제개편(안)대로 진행이 된다면 세부담이 현저히 줄어들게 되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에서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1세대 1주택자(거주요건 충족)의 경우 양도가액이 10억원, 취득가액 5억원(필요경비는 취득가액의 4% 추정), 보유기간 5년일 경우 현행 세법에 의하여면 세부담이 3900만원이나 개정(안)에 따르면 300만원으로 세부담이 3천 6백 만원 감소하여 경감율이 무려 93%에 이른다.
반면, 9∙1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용인 등 수도권지역의 신규분양시장이 침체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많다. 그 원인 중의 하나가 9∙1 세제개편(안)에 포함된 1세대 1주택 비과세 요건 중 거주요건 강화라고 할 수 있다.
2009.1.1 이후 수도권에 위치한 주택을 취득하여 양도할 때 비과세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3년 보유요건뿐만 아니라 2∼3년 거주요건을 동시에 갖추어야 한다. 현행 세법 기준에 따르면 1세대 1주택 비과세 요건 중 서울, 과천, 5대 신도시(분당∙일산∙평촌∙산본∙중동)에 위치한 주택에 대해서만 2년 거주요건을 두고 있으나, 개정(안)에 따르면 주택 소재지와 관계없이 모든 주택에 대하여 2∼3년의 거주요건을 추가하고 있다.
그 결과 실거주 목적보다는 투자용 주택으로 수도권지역에 분양 받고자 했던 투자자들이 투자를 회피하게 되어 수도권지역의 분양시장이 위축되고 있다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또 다른 예로, 9∙1 세제개편(안)에 2010년부터는 개인의 미술품에 대해 양도차익을 과세하는 안을 신설하였으며, 점당 4000만원 이상인 회화, 데생 등 미술품과 골동품(제작후 100년 초과)을 대상으로 하기로 했다. 이러한 내용 발표 이후 진행된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의 낙찰률이 낮아지는 등 개편(안)이 국내 미술품 시장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미술계는 말하고 있다.
위에서 보았듯이 세금은 고객의 자산 배분 및 관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FP는 자산 배분의 변화과정에서 세금 문제를 사전에 검토하는 것은 물론이고, 세법의 변화가 고객의 자산 배분 및 관리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사전에 인지하여 고객에 전달해줌으로써 고객이 유용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양정훈 세무사 중앙대학교 홍익대학교 세무대학원 일촌세무회계사무소 대표세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