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대비 실명제가 도입된 것은 지난 2004년. 당시 국세청은 국세청장 훈령을 개정해, 기준금액 50만원 이상 접대비를 사용할 경우 접대 대상 등의 인적사항을 기록해 보관해 두도록 했다.
음성화된 접대문화를 양성화해 보겠다는 취지였다.
당시에도 논란이 많았지만 제도 도입이후 업계 등을 중심으로 꾸준한 논란이 계속되어 왔다. 논란의 핵심은 기준금액 50만원이 너무 낮다는 것. 따라서 이를 현실적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정부는 요지부동이었다. 그 동안 이 문제에 대해서는 초지일관한 자세를 보여왔던 정부가 최근 들어 한발짝 물러난 태도를 보이고 있어 관심이다. 특히 현행 50만원인 접대비 실명제 기준금액을 상향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돌아서고 있는 것.
한상률 국세청장은 지난 달 29일 중소기업중앙회관에서 열린 중소기업인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접대비 실명제 기준금액을 현행 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상향조정 하는 것에 대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검토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날 간담회에서 중소기업인들은 "너무 낮게 책정된 접대비 때문에 기업의 대외활동이 제약을 받고, 소비침체를 더욱 악화시키는 부정적인 측면이 있다"며 접대비 한도액을 상향조정해 줄 것을 요구했고 한 국세청장은 "긍정적으로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한 국세청장은 이에 앞서 지난 9일 국정감사에서도 "접대 대상과 이유 등을 소명하지 않아도 되는 접대비 실명제 한도를 재검토할 때가 됐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제도가 국세청장 훈령사항이라는 측면에서 전향적인 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편 국세청에 따르면 기업 접대비 사용금액은 지난 2003년 5조682억원, 2004년 5조4373억원으로 증가하다가 접대비 실명제가 시행된 이듬해인 2005년 5조1626억원으로 다소 감소했으나 2006년과 2007년에는 각각 5조7482억원, 6조3647억원으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