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법, 감정·증인신문 관련 의견 듣기로
주가를 조작해 400억 원대의 시세차익을 얻은 혐의(증권거래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민주당 정국교 의원에 대한 항소심 재판부가 이 사건 피해자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공판준비기일을 열기로 했다.
정 의원은 1심에서 징역 3년에 벌금 250억 원이 선고됐다.
12일 서울고법 형사6부(박형남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정 의원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에서 재판부는 정 의원을 조사했던 수사 검사와 변호인, 피해자 대표 변호사 등이 참여하는 공판준비기일을 다음 주 중 열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형사소송법상 피해자 진술권에 근거해 재판부에 의견서를 제출했다"며 "증인 조사 및 감정 등과 관련해 이들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검찰이 피해자 대표를 공판준비기일에 불러달라"고 요청했다.
형사소송법에서는 법원이 범죄 피해자의 신청을 받아 그를 증인으로 신문하거나 소송기록을 열람ㆍ등사하게 허락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이날 결정도 사건의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피해자 의견을 듣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변호인은 정 의원이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는 에이치앤티(H&T) 주식의 정상 가격과 이에 따른 이득액이 얼마인지 감정을 요청했으며 재판부는 비용 등을 검토해 감정 여부를 신중히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정 의원 변호인은 "허위 공시 등 적극적 기망 행위가 없었고 정 의원이 인터뷰에서 밝혔던 우즈베키스탄 광산 사업은 현재도 진행 중"이라며 "인터뷰를 통해 주가를 조작하거나 이를 통해 이득을 취할 의도가 없었음에도 이를 달리 판단한 1심 판결은 잘못됐다"고 항소 이유를 밝혔다.
정 의원은 지난해 4월 자신의 회사인 H&T가 우즈베키스탄에서 태양전지 원료인 규소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공시한 뒤 주가가 치솟자 그 해 10월 주식을 처분해 약 440억원의 시세차익을 챙긴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돼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징역 3년에 벌금 250억원,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는 벌금 1천만원을 선고받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