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명 평균 재산신고액 27억5500만원
13일 헌법재판소가 종합부동산세법에 대해 일부 위헌결정을 내렸지만 헌재 결정에 대한 신뢰도에 적지 않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어 파장이 길어질 전망이다.
공교롭게도 현재 국회의 진상조사가 진행중인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발언과 동일하게 세대별합산에 대한 쟁점만 위헌결정이 난 것.
게다가 헌법재판소의 재판관들 대부분이 종부세 대상자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헌법재판의 독립성과 함께 공정성이 국민들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열린 헌재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헌재 재판관 9명의 평균 재산신고액은 27억5500만원에 달하며, 9명 중 8명이 종부세 부과대상자이다.
이번 세대별합산 규정에 대한 위헌 결정은 재판관 7대 2의 의견으로 위헌결정이 났는데, 위헌의견을 낸 재판관 이강국(헌법재판소장)·이공현·김희옥·민형기·이동흡·목영준·송두환 등 7명 모두 종부세 대상자다.
합헌 의견을 낸 2명 중 김종대 재판관은 종부세 대상이 아니며, 나머지 합헌의견을 낸 조대현 재판관은 종부세 대상이긴 하지만 다른 재판관들에 비해 재산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위헌의견을 낸 7명의 재판관의 경우 올해 내야할 종부세액도 적지 않은데, 민주당 박영선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김희옥·이공현 재판관은 올해 3000만원 이상, 목영준·송두환 재판관은 1000만원 이상의 종부세를 내야 하며, 다른 재판관도 수백만원씩의 종부세 납부대상자이다.
세대별합산에 위헌 의견을 낸 재판관들은 그대로 주거목적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부과의 헌법불합치 결정에도 동의했다.
세대별합산에 대해 위헌결정을 낸 재판관 중 목영준 재판관을 제외한 이강국·이공현·김희옥·민형기·이동흡·송두환 재판관이 헌법불합치 의견을 냈으며, 반대 의견을 낸 목영준 재판관도 장기보유일 경우에는 예외를 적용해야 한다며 부분적인 불합치 의견을 낸 바 있다.
위헌 의견을 낸 재판관들은 지난 9월 있었던 공개변론에서도 노골적으로 종부세법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동흡 재판관은 당시 국세청측에 대한 질문에서 "집 한 채를 갖고 있는데, 그것이 값이 올랐다. 이런 사람에게도 종부세를 부과하는 것이 있는데 그 사람은 집을 없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이공현 재판관은 "부동산이라면 상가도 있고 다른 것도 있는데 주택과 토지를 나머지 부동산과 차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법 1조 목적에서 부동산이라고 한 것은 잘못 아닌가? 1조 목적에는 부동산으로 해 놓고 왜 과세대상을 차별하는가?"라고 따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