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익위, 국민들 "건설·법무·세무 공직자 가장 부패"
기업인들 37.6%는 "공직사회 부패가 기업활동 저해"
새 정부 들어서도 전·현직 공직자들의 부정부패 사례가 끊임없이 불거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일반 국민들은 국세청 등 세무공무원과, 검찰 등 법무 공무원, 건축·건설·주택·토지 행정 공무원, 조달청 등 조달 공무원이 가장 부패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반 국민들의 57.1%가 공직사회가 부패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반면, 공무원 본인들은 3.1%만이 부패하다고 인식하고 있어 공직자들과 국민들이 느끼는 부패인식 차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여론조사 기관 리서치플러스에 의뢰해 지난 10월7일부터 한달 간 실시한 부패인식도 조사결과에 따르면 공직사회가 부패하다고 생각하는 일반국민은 응답자의 57.1%에 달했으며, 기업인은 40.9%, 공무원은 3.1%로 집계됐다.
또 가장 많은 부패의 유형으로는 직위를 이용한 알선·청탁으로 일반국민의 33.0%, 공무원의 29.7%가 공감했으며, 다음으로 일반국민들은 금품수수(18.0%)를, 공무원들은 접대·향응·편의제공(29.0%)을 잦은 부패유형으로 지목했다.
행정분야별로 부패점수를 10점 만점으로 부여한 결과 일반 국민들은 건축·건설·주택·토지 등 건설행정에 2.09점으로 최저점을 부여, 가장 부패한 공직사회로 지목했으며, 이어 검찰·교정 등 법무행정(3.29점)과 국세와 지방세 등 세무행정(3.29점), 조달행정(3.40점), 경찰행정(3.48점), 교육행정(3.72점)도 많이 부패한 공직사회로 꼽았다.
기업인들의 경우에도 건축·건설·주택·토지분야에 3.22점의 최하점을 줬고, 이어 경찰행정(3.97점), 교육행정(4.13점), 세무행정(4.46점) 등을 부패한 조직으로 꼽았다.
기업인들의 상당수는 또 공직사회의 부패정도가 기업활동을 심각하게 저해하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인 응답자의 37.6%는 기업활동저해가 "심각하다"고 답했고, "보통이다"가 45.1%였으며 "심각하지 않다"는 17.3%에 그쳤다.
◆ 공무원들 80%, "고위직이 부패 다 저지른다"
한편, 공무원들은 조직 내에서 부패가 심각한 계층을 묻는 질문에 40.7%의 응답자가 지방자치단체장 등 선출직 고위공무원을 꼽았고, 38.3%는 장·차관급 등 정무직 고위공무원이라고 응답했다.
대부분의 부패사건이 고위공직자들 때문에 발생한다는 자체인식이다.
아울러 계장급 이하의 일반직원이 6.3%, 과장·팀장 등 중간관리자가 6.0%, 국장급 공무원이 3.1% 순으로 부패계층에 지목됐다.
행정계층별로는 중앙행정기관의 본청이 37.8%로 가장 부패가 심각하다는 인식이 많았고, 일선 지방관청이 20.1%, 기초자치단체 15.9%, 광역자치단체 14.1%, 교육자치단체 8.1% 등의 순으로 국민들에게 부패가 심각한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기업인 19.3% "공무원에게 뇌물·향응 제공한 적 있다"
지난 1년간 공무원과의 업무관계에서 금품이나 향응, 기타 선물 등을 제공한 경엄이 있다는 기업인은 무려 19.3%로 나타났다. 작년 같은 조사에서 18.0%로 집계된 것보다 1.3%p가 증가했다.
또 일반인들 중에서도 2.5%가 이러한 부패경험을 했다고 응답했다.
기업인들이 금품이나 향응 등을 제공하게 된 동기로는 "원만한 관계유지를 위해"(34.8%)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고, "관행상 필요하다는 주위의 권유에 의해서"(34.3%), "업무처리에 따른 단순한 감사표시"(15.6%), "신속한 업무처리를 위해"(7.4%) 등의 순으로 나타났고, "공무원이 직접 요구해서"라는 응답도 8.1%로 나타났다.
기업인들이 공무원에게 제공한 금품이나 접대의 유형은 '유흥접대'가 39.3%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상품권'(36.3%), '현금'(35.6%)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복수응답)
부패를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회분야로는 공무원(69.1%)과 기업인(58.6%)들 모두 절반 이상이 '정당 및 입법분야'를 1순위로 꼽았다.
이후에는 기업인들의 경우 행정기관(37.0%), 공기업(34.4%), 언론분야(16.0%) 등의 순으로 시급히 해결해야할 부패분야로 꼽았으며, 공무원들은 언론분야(33.1%), 사법분야(23.6%), 공기업(21.3%) 순으로 지목했다.
우리사회에서 부패의 원흉이라고 할수 있는 부패유발 주체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는 일반국민들(58.1%)과 공무원(75.6%) 모두 정치인을 첫 번째로 지목했다. 그밖에는 고위공직자,기업인, 중하위직 공직자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이번조사는 전국 만20세 이상의 성인남녀 1,400명(신뢰수준95% 2.62%p)과 공무원 700명(신뢰수준 95% 3.7%p)을 대상으로 전화 설문조사를, 기업체 임직원 700명(신뢰수준 95% 3.7%p)을 대상으로 전화, FAX 병행조사를 실시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