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주택보증 주식과 관련 잇따라 건설업체의 손을 들어준 국세심판원의 결정(조세일보 7월 2일字 참고)으로 건설업계의 수천억대 법인세 환급이 가능할 것으로 보였지만 최근 감사원이 이를 뒤엎는 결정을 내려 혼란이 예상된다. 이는 국세심판원에 계류중인 2개 건설업체의 심판청구 소송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이에 앞서 결정된 심판원 판정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될 전망이다.
10일 감사원에 따르면 지난 외환위기 당시 건설업체의 연쇄부도로 파산위기에 직면했던 주택공제조합의 대한주택보증 전환은 권리의무 및 인적·물적 요소가 승계된 단순한 조직변경으로 법인세법상 별개의 두 회사가 아닌 동일한 회사라는 판단. 이에 따라 공제조합 출자증권 취득가액과 주택보증 주식 액면금액과의 차액은 유가증권 평가손실로 법인세법상 손금 산입할 수 없다는 것이 감사원의 심사청구 결정요지.
국세청도 이와 관련 "공제조합인 796개 건설회사 중 대부분은 기업회계기준 및 세법규정에 따라 주식평가손실을 손금으로 처리하지 않고 신고했으나 이 가운데 79개社가 이를 '주식 평가손실'로 계상했다"며 "법인세법상 과세소득의 계산은 권리의무확정주의를 택하고 있어 소득이 실제로 실현되지 않은 자산의 평가이익은 과세대상이 아니며 평가손실도 세법상 비용으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국세청은 이어 "공제조합이 주택보증으로 전환하면서 출자자에게 기존의 출자증권보다 적은 금액의 주식을 교부한 경우에도 이 주식을 실제로 처분하기 전까지는 세법상 평가손실로 처리할 수 없다"며 "세법상 비용으로 처리한 기업에 대해서는 수정신고를 권장한 후 수정신고하지 않은 19개 기업의 경우에는 과세의 형평성 차원에서 부득이하게 과세했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국세심판원은 이에 앞서 2개의 건설업체가 제기한 법인세 감액 및 부과처분 취소 불복청구에서 공제조합이 주택보증으로 전환된 것은 동일성이 유지되는 '조직변경'으로 볼 수 없으므로 전환시점에서 출자지분을 처분하고 주식을 취득한 것으로 보아 이에 따른 손실은 '투자자산 처분손실'로 인정해 손금 산입할 수 있다는 결정을 내렸다.
국세청은 이에 대해 "심판원의 결정내용이 세법 및 기업회계기준에 따라 비용으로 처리하지 않고 신고한 대부분의 기업과 형평상의 문제가 있는 등 사건의 중대성을 감안해 심판원과 감사원에 계류중인 사건에 대해 그 동안의 과세경위와 정당성을 설명해왔다"고 밝혔다.
한편 국세심판원과 다른 감사원의 결정이 내려짐에 따라 심판원에 계류 중인 사건은 물론 앞으로 소송을 제기하려고 준비하던 다른 건설업체에도 혼란이 가중될 수 밖에 없게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