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내년 예산안의 부유층 증세 구상에 대한 민주당내 반발에 직면, 이를 포기할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5일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주 밝힌 2010회계연도 예산안에서 의료보험 개혁의 재원 마련을 위해 모기지 이자와 자선단체 기부금에 대한 공제율을 낮추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방안이 실행되면 앞으로 10년간 부유층의 세금이 3천180억달러나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이런 방안은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 내에서도 반발을 사고 있다.
민주당 맥스 보커스 상원의원은 최근 이틀간 열린 예산안 관련 의회 청문회에서 의료보험 확대적용을 위해 이와 아무런 연관이 없는 공제 혜택을 제한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제하고 "이 조항이 유지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일부 의원들은 부동산 시장이 끝없이 몰락하는 상황에서 모기지 이자에 대한 공제혜택을 줄이는 것이 현명한 일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공화당 팻 로버츠 의원은 "공제 제한이 주택가격에 추가적인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 않으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기부금 축소에 대한 자선단체들의 우려도 한 몫하고 있다. 인디애나대 자선센터는 기부금 공제혜택 축소가 2006년에 적용됐다면 약 40억달러(2.1%)의 기부금이 줄었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부유층에 대한 소득세율을 39.6%, 36%로 각각 인상하는 방안이 소상공인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서도 의원들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런 증세가 소규모 자영업자 등에게 새로운 세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경기 회복을 위한 일자리 창출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자선 기부금에 대한 부정적인 영향은 크지 않으며 공제 축소는 재정 적자에 대처하기 위한 의지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항변하면서도 외부의 지적을 들을 용의가 있다며 신축적인 입장을 밝혔다.
가이트너 장관은 "우리는 이를 달성하기 위한 다른 방법이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런 광범위한 원칙을 충족하는 모든 의견을 기꺼이 들을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