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 급여의 30배 퇴직금 150억 지급 의결
국세청, 손금불산입 근소세 52억 과세…납세자 세금못내
심판원 "일반적·구체적 기준 아니므로 과세 정당" 결정
부동산 개발기업 회장이 퇴직금 명목으로 150억원을 받은 후, 이를 회사 비용으로 처리하고 근로소득세까지 내지 못하겠다고 버티다가 국세청에 덜미를 잡혔다.
이 회사는 주주총회에서 의결한 퇴직금 규정에 따라 정상적으로 지급한 것이라며 국세청의 과세가 부당하다고 불복했지만, 알고 보니 회장을 포함한 주주 2명이 임의로 의결한 것으로 드러나 세금을 피할 수 없게 됐다.
5일 조세심판원에 따르면 부동산 개발·분양사업체인 A기업은 지난 2006년 2월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이 회사 대표이사 회장인 B씨의 퇴직에 대해 특별공로금 100억원과 퇴직금 50억원 등 총 150억원을 지급하기로 의결했다.
실제로 A기업은 B회장이 퇴직하자 150억원을 지급한 후, 이를 대여금 및 가지급금으로 회계처리했다.
이와 관련 국세청은 지난 2007년 A기업에 대한 법인세 통합조사를 실시, 법인세법상 임원퇴직금 한도액 5200만원을 초과한 149억4800만원을 손금불산입·상여처분하고, 원천징수 세액 무신고에 대한 근로소득세 52억1200만원을 결정·고지했다.
국세청은 A기업이 정관에서 퇴직금 범위에 관한 기본사항을 전혀 정하지 않고, 포괄적으로 주주총회에 위임하고 있으며, 임원보수 총액과 퇴직금 지급율을 산정한 구체적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보편성과 타당성이 전혀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A기업은 정관의 위임에 의해 주총에서 임원퇴직금 규정을 승인했고, B회장의 퇴직금은 2005년 총급여액 2억200만원의 30배수인 60억5400만원이 산출되지만, 회사 자금 사정상 50억원만 지급키로 의결했다고 주장했다.
A기업은 "임원퇴직금 규정에 의한 정상적 퇴직금이므로 손금불산입해 상여로 처분하고 소득세를 부과한 국세청의 처분은 부당하다"며 심판청구를 제기했다.
그러나 2006년 2월 당시 주총에서는 출석주주가 B회장을 포함한 2명이 '전원 의결'한 것으로 드러났고, 이 과정에서 일반적이고 구체적인 기준이 적용되지 않았다고 심판원은 해석했다.
심판원은 결정문(조심2008서3862)에서 "A기업의 주주총회는 참석주주가 퇴직당사자인 B씨 등 2명이고, B씨가 출석주식의 100%에 가까운 의결권을 행사했다"며 "이러한 임원퇴직금지급규정에 근거해 지급된 퇴직금은 임의결의에 의해 지급된 금액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심판원은 "대표이사 회장에게 퇴직전 1년 총급여액의 30배수를 지급한다고 한 주주총회 의결은 당사자인 B씨에게 국한된 것일 뿐, 향후 임원퇴직시 적용될 일반적이고 구체적인 지급기준을 정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국세청의 과세처분에 잘못이 없다고 결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