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에게 닥쳐올 혼란, 어떻게 감당?
"조기종료시 추징되면, 헌법과 충돌소지"
정부가 연말까지 예정된 노후차 교체시 세금감면과 관련 자동차 업계의 자구노력이 부족할 경우 조기 종료한다는 내용을 법조문에 명시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가능한 일이지만, 좀 이상한 입법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일반적으로 조세특례제한법을 통해 일몰기한을 두고, 세제혜택이 주어진 후 일몰을 연장할 것인지, 일몰기한에 맞춰 종료할 것인지가 결정되는데, 이번 노후차 교체시 세제혜택은 일몰이 되기 전에 조기종료 여부가 검토되고 있기 때문.
14일 조세 및 입법 전문가 등에 따르면 자동차 업계의 자구노력을 촉구하는 취지는 이해되지만, 세제혜택이 일몰되기 전에 조기종료가 검토되는 내용이 법에 명시되는 것은 드문 일이라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불가능한 일도 아니라는 것.
박훈 서울시립대 교수는 "세제혜택은 소비자에게 주어지는데, 세제혜택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자동차 업계의 자구노력에 대한 평가이기 때문에 좀 이상하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에 없는 입법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세제혜택의 주체와 세제혜택 여부를 결정하는 주체가 다른 입법례는 양도소득세 탄력세율 15%에서 찾을 수 있다.
박 교수는 "한 번도 적용된 적은 없지만, 현재 부동산 시장 상황에 따라 양도소득세 탄력세율을 15% 적용하도록 돼 있다"며 "양도세 등의 세율은 소비자에게 영향을 미치지만, 세제혜택 여부는 시장상황 변화에 따라 판단된다"고 말했다.
시장상황에 따라서 부동산 양도세율이 보통세율에서 중과세율로 매겨질 수 있듯이, 자동차 시장상황(자구노력)에 따라서 비과세에서 과세로도 전환이 가능하다는 것.
박 교수는 이런 경우 세제혜택이 조기종료된다는 내용이 법에 신설되기보다는 노후차 교체시 세제지원이 배제되는 요건을 신설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예컨대 자동차 업계에서 파업이 일어날 경우 세제혜택에서 배제된다는 식의 요건이 규정되는 것.
윤태화 경원대 교수도 "(노후차 교체시 세제혜택은) 자동차 산업에 특혜를 주는 것이기 때문에 자동차 업계의 자구노력을 요구하는 조항은 필요하다"며 "좀 이상한 입법이 되겠지만, 시행령에 정해놓으면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 교수는 "이미 자동차 취득시 개별소비세 및 취득세, 등록세 등의 혜택을 받았는데, 갑자기 자동차 세제지원이 조기종료되고, 이에 따른 추징이 들어가게 된다면, 상당히 문제가 될 것"이라며 "세제혜택 줬던 것을 다시 뺐었다는 부분에서 헌법과 충돌될 소지도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차라리 자동차 업계에 12월말까지 세제혜택을 주고, 자구노력을 촉구하되, 만약 자구노력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세제혜택을 연장하지 않는 입법 방식이 심플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자동차 업계의 자구노력을 촉구하면서 소비자의 혼란은 최소화하기 위해 자동차 세제혜택 시한을 기존에 발표한대로 12월말까지로 하되, 세제혜택 연장여부를 자동차 자구노력으로 결정하자는 얘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