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지난 16일 나름대로 '의미'있는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그 동안 공석이던 중부지방국세청 납세지원국장 자리의 새주인을 임명한 것.
전임자였던 김유찬 現홍익대 교수가 지난 해 8월 사표를 내고 국세청을 떠났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려 7개월 보름만에 단행된 인사.
중부국세청 납세지원국장 직위는 고위공무원단 시행 이후 '개방형 직위'로 분류, 공직과 민간 출신 지원자들이 경쟁을 통해 선임됐던 자리입니다. 개방형 공개모집을 통해 처음으로 발탁됐던 인물은 김유찬 現홍익대 교수였습니다.
김 교수는 2006년 12월, 임기 2년(업무성과에 따라 임기연장 가능)짜리 중부국세청 납세지원국장에 임명된 뒤 1년8개월 동안 일하다 지난해 8월 임기 4개월을 남겨두고 돌연 사표를 제출하고 학계로 돌아갔습니다.
국세청은 7개월이 흐르는 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개방형 공모를 진행해 왔지만 마땅한 적임자를 찾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처럼 장기간에 걸쳐 적임자를 찾지 못한 배경에는 고위공무원단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적어도 민간인 출신을 선임하려 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때문이었는지 국세청의 상급기관이라고 할 수 있는 기획재정부 출신 인사가 두 번이나 개방형 공모에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번번이 '미역국'을 마시고 말았다는 후문이 전해지는 등 본의 아닌 '인재난(?)'에 허덕였던 것입니다.
16일 국세청이 임명한 신임 중부국세청 납세지원국장은 정연식 계명대학교 세무학과 교수.
국세청이 7개월 넘도록 시간을 써가며 고민한 끝에 발탁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적임자'인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눈길을 끄는 사실은 전.현직 민간인 출신 중부국세청 납세지원국장의 공통된 이력. 전임 김유찬 교수와 현 정연식 교수는 모두 대구시에 위치한 계명대학교 세무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쳐 왔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연의 일치겠지만 이 같은 공통적인 면으로 인해 국세청 일각에서는 "국세청과 이 학교간에 어떤 끈끈한 정이 있는 것 아니냐"는 농담 섞인 이야기도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중부국세청과 계명대학교간의 '인연'은 시계를 거꾸로 돌려보면 상당히 깊습니다.
지난 2003년 재경부 세제실장이었던 최경수 現현대증권 사장이 중부지방국세청장으로 1년 정도 근무했습니다. 최 사장은 이후 조달청장으로 임명되어 일하다 퇴임, 계명대 세무학과 교수로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전·현직 중부국세청 납세지원국장들의 공통점이 또 한가지 있습니다. 두 사람 모두 대구에서 태어난 '동향(同鄕)'이라는 점입니다. '눈썰미'가 빠른 국세청 사람들의 전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