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시 지방세가 국세보다 더 줄어
예산처 "지방채 금리 낮추고, 지방비 부담 줄여야"
정부가 28조9000억원의 추경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전체 세입예산이 당초보다 11조2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 가운데 이는 고스란히 지방재정 부족으로 이어져 지방재정 역시 11조원 가량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지방재정에 지원되는 재원은 약 3조원에 불과해 올해 지방정부는 7조9000억원 가량 세입결손 및 예산부족에 시달릴 전망이다.
17일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 국회 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지방재정은 10조9000억원이 부족한 상황인데, 추경에 편성된 지역경제 활성화 명목으로 지원되는 지방재정 지원액은 3조원 규모에 불과했다.
지방세는 당초 예산보다 6조8000억원, 지방교부세도 2조2000억원이 줄어드는 가운데 추경으로 국고보조금 지방비 부담이 1조9000억원으로 늘어나 총 10조9000억원의 지방재정이 부족하게 된다.
그러나 정부는 지방채 인수 명목으로 3조원 가량을 지원하게 돼 7조9000억원 규모의 세입예산부족은 불가피하게 된 셈이다.
실제로 올해 2월말 현재 지방세 징수액 현황을 보면, 총 4조6338억원이 걷혀 전년 동월말 5조2571억원보다 11.9% 줄었으며, 징수율도 9.8%로 전년 12.1%보다 2.2%p가 감소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경제위기 상황에서 국세와 지방세 모두 세수결함이 불가피하지만, 외환위기 경험을 볼 때 국세에 비해 지방세가 거래세와 보유세 비중이 매우 높아 세수감소 폭이 상대적으로 커진다"고 밝혔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국세(내국세+관세)는 67조8000억원이 걷혀 전년보다 3% 가량 감소했으나, 지방세는 17조1000억원이 들어와 전년보다 무려 7.1%나 감소한 바 있다.
국회 예산처는 "중앙정부는 세입결손분을 전부 국채로 발행해 보전하지만, 지방정부의 세입결손분은 지방채 등을 통해 부분적으로 보전한다는 한계가 있다"며 "지방채 발행은 추후 지방의 원리금 상환부담으로 이어져 재정건전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국회 예산처는 "지방채 원리금 상환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지방채를 인수하는 공공자금관리기금의 금리(현행 4.12%, CD금리 2.43%보다 높음) 부담을 완화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아울러 국회 예산처는 "1조9000억원의 국고보조금 지방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신규사업을 전액 국비사업으로 추진하거나 국비보조율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며 "사회복지 지출 요소가 큰 지자체에 대한 지방비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