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와 이재오 전 의원의 17일 회동이 정치권의 오해 차단 차원에서 취소됐다.
박 대표와 이 전 의원은 이날 오전 시내 한 호텔에서 조찬을 겸한 회동을 가질 예정이었다. 10개월여 만에 귀국한 이 전 의원이 원외 당협위원장 자격으로 당 대표에게 `귀국 보고'를 하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자 당 유력 인사인 이 전 의원의 향후 여권내 역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두 사람의 만남은 다양한 해석이 뒤따를 `정치 일정'으로 평가돼 왔다.
일각에서는 이 전 의원이 박 대표의 만남을 시작으로 정치인과의 회동을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동시에 한나라당이 4.29 재보선, 당협위원장 문제, 원내대표 선출 문제 등 굵직한 현안에 직면한 만큼 당 대표와 유력 인사의 만남에서 이런 문제도 화두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었다.
이에 따라 4.29 재보선에 매진하고 있는 박 대표와 귀국 후 지난 20일간 `조용한 행보'를 해온 이 전 의원은 불필요한 오해를 만들지 않는 게 좋겠다는 판단에 따라 이날 회동을 취소했다.
이 전 의원이 전날 저녁 박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선거 때문에 바쁘시니 선거가 끝난 뒤 뵈면 어떻겠느냐"며 회동 연기 의사를 타진했고, 박 대표도 "그렇게 하자"고 했다는 후문이다.
이 전 의원의 측근인 진수희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극히 일상적인 식사자리로 계획됐었다"며 "하지만 이 자리 자체가 온갖 억측을 불러올 수 있는 데다, 자칫 선거에 바쁜 박 대표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고 해 일정 자체를 취소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와 이 전 의원은 추후 회동 일정을 확정하지 않은 채 `4.29 재보선 이후 만남'만을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 전 의원은 지난 13일 순천대 총학생회 초청으로 특강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특강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이를 취소했다.
